이강호 함안소방서장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던 화려했던 단풍도 이제 그 기세를 잃어가고 앙상한 가지를 보이며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이쯤이면 집집마다 성큼 다가온 겨울을 나기 위해 전기난방제품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해진다. 전기난방제품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하지만 조금만 부주의하거나 잘못 사용하게 되면 주택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14일 경기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매트로 인한 화재로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있었고, 17일 부산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전기매트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근 주민 20여명이 대피하고 2,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전기 난방기기로 인한 화재는 대부분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의 위험이 높아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 난방기기 사용에 따른 화재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몇 가지의 안전수칙 있다. 첫째, 난방기기가 적정 수준의 온도에 도달하면 설정 온도를 낮추고 장시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는 항상 뽑아놓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셋째, 먼지로 인한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콘센트나 전열기구에 쌓인 먼지는 항상 털어내야 한다. 넷째, 가정마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구비하여야 한다. 감지기는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화재를 알리는데 유용하고 소화기는 화재 초기에 소방차 1대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화재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주의를 조금만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집이 언제든 화마에 휩쓸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전기 난방기기 사용에 남다른 경각심을 가지고 남은 겨울을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내야 한다.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안전수칙들은 사실 화재예방의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한 채 지낸다. 우리가 잊고 지내던 안전의식이 화재라는 이름표를 달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후에야 우리는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지만 그때는 화마가 모든 것을 태우고 재만 남긴 후일 것이다. 화재로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이 재가 되어 사라지기전에 안전수칙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여 우리의 겨울이 회색의 재가 아니라 따뜻한 구들목이 되기를 바란다.

이강호 기자  kangho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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