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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기능 90% 상실’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 재점화
김승용 기자 | 승인 2019.04.11 15:04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의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발생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2016년 9월, 평택 소재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4살짜리 아이가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 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려 신장장애 판정을 받자 아이의 부모가 맥도날드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비슷한 취지로 피해 아동 4명의 추가 고소가 잇따랐다.

檢, 맥도날드에 불기소 처분

지난해 2월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장출혈성대장균(O157)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가 한국맥도날드에 대량으로 납품된 사실을 적발하고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관계자 등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맥도날드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날 검찰의 맥도날드에 대한 불기소 처분은 피해자들의 상해가 맥도날드의 햄버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한국맥도날드의 혐의가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섭취한 햄버거가 설익었거나 햄버거가 HUS에 오염됐다는 사실, 발병 원인이 HUS 오염 햄버거에 의한 것임을 입증해야 하지만, 당시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추후 역학조사에서는 기간 경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햄버거가 미생물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려 했지만, A양이 먹은 돼지고기 패티의 경우 병원성 미생물 검사를 한 자료가 없고, 같은 일자에 제조된 제품의 시료 또한 남아있지 않아 오염 여부를 검증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의 업무 미숙이나 그릴의 오작동으로 패티 일부가 설익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피해자가 섭취한 돼지고기 패티가 설익었는지는 시료가 남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맥키코리아, 오염된 쇠고기 패티 유통 혐의로 기소

한편, 맥도날드의 패티 전량을 공급한 업체 ‘맥키코리아'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쇠고기 패티 63t, 시가 독소(장 출혈성 대장균에서 배출되는 독소 성분) 유전자가 검출된 쇠고기 패티 2천160t 가량을 판매.유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맥키코리아는 2015년에서 2017년까지 132회에 걸쳐 패티를 만들기 위해 해동한 고기 277t을 재냉동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맥키코리아 생산관리자였던 서모씨는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식품안전보다는 원료비용에 대해 더 신경썼다”고 고백했다. 재냉동해서는 안되는 줄 알면서도 폐기 비용이 부담됐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대장균 오염이 우려되는 패티가 납품됐는지를 알고서도 한국맥도날드가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나, 한국맥도날드가 연루됐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맥키코리아에서 오염된 패티가 생산된 2016년, 한국맥도날드는 단 한차례도 패티를 회수·폐기조치하지 않았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2017년 국정감사 자료

맥도날드, 오염패티 유통 은폐한 정황 드러났지만···

그러나 지난해 말 KBS의 ‘맥도날드 불량 패티 숨겼다··· 행정처분 면하려 거짓말?’ 뉴스 보도에서 내부직원의 양심선언으로 오염된 패티가 전량폐기됐다는 맥도날드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세종시의 축산물 담당 공무원은 맥도날드 담당임원에게 오염된 패티에서 대장균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과 함께 외부에 알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측 김 상무는 재고 담당직원으로부터 ‘10개 매장에서 패티 15박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직원에게 지시해 맥키코리아 측에 재고가 없다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가 남아 있을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외부에 해당  내용을 공표해야 한다.

김 상무는 또 재고 담당직원에게 '패티 재고와 관련된 메일을 남기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맥키코리아는 세종시에 재고가 없다고 허위보고했고, 균이 검출된 사실은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맥도날드 직원들이 문제의 패티 재고량을 속이고, 관련 폐기 자료가 사라진 점 등을 파악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맥도날드의 허위 보고가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체 편의를 봐준 공무원 손모씨에 대해서도 “전출이 목전에 있어 잘 신경쓰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마찬가지로 불기소 처분했다.

맥키코리아가 세종시에 오염 패티 재고를 허위보고할 때, 맥도날드로부터 받은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대장균 검출된 후 ‘자체검사’ 승인

게다가 맥도날드는 납품회사가 추가 검출 사실까지 계속 숨길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패티 납품사가 장출혈성 대장균이 발견되자 검사 방법을 ‘자체적 검사’로 바꾼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피해자 측 황다연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검찰이 납품업체 임직원만 기소하고 한국맥도날드는 기소하지 않은 것은 하청업체에 모든 위험을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전략에 넘어가 '꼬리 자르기'를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문 투성이' 불기소 처분··· 국회서도 재수사 촉구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검찰 출신 김학자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는 “식품위생법 불기소는 이례적”이라며 “업무상 과실치상의 피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것이 맞지만, 오염 패티를 인지하고 유통시켰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식품위생법상 기소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직접적인 피해의 존재뿐만 아니라 위해의 우려 또는 염려가 있는 경우에도 기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기업에 비해 정보력이 약한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3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은주씨와 함께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생명을 도외시한 국가도 공범"이라며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은주씨는 "신고를 접수한 공무원이 맥도날드 매장을 철저히 점검하고 그 무렵 사용된 패티를 수거해 균 검사를 했더라면 맥도날드 측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황다연 변호사는 "식품위생법위반죄는 개별 피해자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법익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검찰 불기소처분 등 한국맥도날드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지속된다면 제2, 제3의 햄버거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병 재수사를 촉구했다.

표 의원은 “거대 글로벌 기업의 죄질이 감춰지면서 피해자들만 고통 받고 있다”며 “검찰은 맥도날드의 혐의를 인지하고도 고소내용에 없다면서 맥도날드를 기소하지 않았다. 문제는 여전히 맥도날드에 대한 어떤 조사도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무가 과장에게 오염된 패티가 없다고 보고하라고 했다는 진술도 있고 패티 재고없음으로 보고하면 된다고 했다는 공무원 진술도 있다”며 “법무부가 나서서 재수사하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국회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며 재수사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승용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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