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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그리고 글리포세이트 불확실성의 샐러드
원동환 기자 | 승인 2019.03.27 18:05

-글리포세이트 발암 증거 '절대적' ··· 몬산토 상대로 美 법원서 승소
-GMO작물, 재배 위해 2급 발암물질 사용

 

제2의 녹색혁명으로 불렸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그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 여론의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유전자변형작물이 DDT와 같은 2급 발암물질 제초제를 맞으며 재배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세계 1위의 유전자조작식품 수입국인 대한민국. 우리가 수입하고 먹는 작물들의 ‘독’한 속내를 들여다보았다.

 

GMO, 뜨거운 감자

인류는 먹어야 산다. 우린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유기체여서 농작을 하고 가축을 기른다. 어느 날 과학과 농업의 발전이 GMO라는 희대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이 기술은 곧 널리 퍼져 농작에 두루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이것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지금까지도 뜨거운 감자로 끝없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GMO 완전표시제'를 실현하기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유전자조작식물에 대한 제도적 견제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전자조작으로 탄생하고 재배된 식품의 안전성 논쟁은 전 지구적으로도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GMO식품의 유해성 논란은 1996년 미국 몬산토사가 'Round-Up Ready Soybean'이라는 상표의 대두를, 스위스의 노바티스사가 'Btmaize'라는 개량 옥수수를 상품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누구도 의도적으로 식품을 해롭게 개량해 재배·판매하지 않지만 GMO 반대론자들에 따르면 위 두 가지를 비롯한 GMO 작물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험성을 안고 있다.
첫째로 이 유전조작 식품들이 장기적으로 체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만일 GMO 식품에 문제점이 있다면, 이미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나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이 작물들이 생태계에 유입되는 경우 예기치 못한 돌연변이를 유발하거나 더 강한 잡초, 해충들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찬성론자들은 GMO를 만드는 과정이 원리적으로 자연에서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이며 전통적인 육종방식을 정교하게 만든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개량된 품종이 병충해 등에 강해 농약사용량이 줄어들게 되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얘기한다. 
GMO 식품에 대한 유해성논쟁은 대체로 GMO기술 자체에 촛점이 맞춰져있다. 양측의 주장에는 나름대로의 일리가 있지만 정작 이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에는 관심이 적어 보인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GMO 작물을 경작하는데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독성물질이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해왔다. 실제로 '글리포세이트'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상당히 강력한 제초제로써 한번 뿌려지면 근처의 모든 잡초가 제거될 정도인데, 이 물질이 함유된 제초제를 만든 한 다국적 기업에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제초제에 면역인 GMO작물을 개발해 전 세계에 판매해왔다. 그리고 2000년 글리포세이트의 특허가 만료돼 같은 성분을 사용한 수많은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앞서 말했듯, GMO 찬성론자들은 이 새로운 기술이 농약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물질의 사용을 줄여주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새롭고 더 좋은 GMO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양의 독성 제초제를 뿌려야한다면 그와 같은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

 

글리포세이트와 'Round-Up Ready'

앞서 미국 몬산토사가 'Round-Up Ready Soybean'이라는 상표의 대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Soybean은 콩이다. 하지만 'Round-Up Ready'는 생소하다. Round-Up(라운드업)은 세계 최대 농화학 기업인 미국 몬산토사가 1974년에 개발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의 상품명이다. 이 제품은 비선택성 제초제여서 특정한 잡초만 제거하는 것이 아닌 모든 잡초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이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도록 유전조작된 작물이 바로 'Round-Up Ready' 제품이다. 라운드업레디 품종의 작물이 유전적으로 조작됐다는 이유로 제기되는 안전성 의혹도 있지만 라운드업에 담긴 글리포세이트를 맞고 자란 작물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IARC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글리포세이트는 이미 독성과 유해성이 검증된 DDT와 같은 2A군 발암물질로 일부 실험동물에 대해서 암을 일으킬 확률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이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일부 잡초들이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저항능력을 기른 것으로 보고됐고 이에 따라 매년 라운드업 제초제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경우 잔류 글리포세이트로 인한 위험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작년 몬산토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고 라운드업 등 제품에 포함된 글리포세이트 성분으로 인해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주장을 한 J씨가 승소함에 따라 위해성 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자료1]
CNN은 지난 2월 라운드업 등 글리포세이트 제품이 암 발병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 워싱턴대학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글리포세이트에 노출된 경우 암 발병 위험이 최대 41%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결과를 밝혔다. 이들은 글리포세이트가 면역체계에 대한 암인 비호지킨성림프종(NHL)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모든 메타분석들은 글리포세이트를 기반으로 한 제초제 BGHs가 NHL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저널'뮤테이션 리서치'에 보고서를 게재했다.

슈퍼버그를 만든 항생제

몬산토사가 90년대 글리포세이트를 활용한 라운드업을 상품화하기 이전, 글리포세이트는 항생제로 먼저 특허를 받았다. 그런데 글리포세이트의 항생작용은 해로운 박테리아의 항생 면역력을 강화해 결국엔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있는 슈퍼버그를 탄생시켜 문제가 된다. 그 중 슈도모나스(Pseudomonas spp.)는 글리포세이트에 죽지 않으면서도 글리포세이트를 분해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갖고있다. 슈도모나스가 글리포세이트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부산물로 산출된다. 감염시 20%의 치사율을 갖는 슈도모나스는 글리포세이트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항생제들에도 내성을 갖는데, 이같은 슈퍼버그가 GM 작물을 섭취하는 가축들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 2015년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의 잭 하이너만 교수팀에 의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박테리아는 치사량에 가까운 정도의 항생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다른 여러가지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을 기른다. 결국 잔류 글리포세이트가 동물의 체내에 흡수돼 슈퍼버그를 만들어낸 것이다. 거기다가 이 항생제는 체내 흡수되는 경우 몸 안의 유익균까지 구분 없이 죽인다.

글리포세이트는 잔류농약의 문제인가

GMO, 글리포세이트등을 둘러싼 담론에는 이 둘을 별개의 문제로 셈하려는 노력도 존재한다. 물론, 글리포세이트 자체는 GMO 제품도 아닐뿐더러 상품화되어 제초제로써 기능을 할 뿐이지만 우리는 이 제품이 GMO작물을 재배하는데 최적화된 제초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식용 GMO수입 1위 국가다. 잔류농약의 프레임에서 글리포세이트를 바라보려면, 그 잔류농약이 어디서 검출되는가도 따져야 한다. 혹자는 글리포세이트 성분의 제초제가 농사 외의 목적으로도 사용된다며 둘을 구분지으려 하지만 재배과정에서 글리포세이트가 사용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농사 목적 외의 이유로 글리포세이트를 사용했다면 그것을 먹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소비자에 선택권 줄 수 있어야

GMO 식품과 글리포세이트는 안전성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논의대상이 되어왔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한편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들의 위험성을 주장한다. 앞서 'GMO 완전표시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국내에서는 GMO작물을 재배해 판매할 수 없게 되어있지만 해외에서 들여오는 GMO식품에 대해서는 규제가 미비한 상태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GMO작물의 도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는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알권리가 부여되어야한다. 기존보다 덜 해로운것이 무해한것일 수 없듯 GMO식품과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더욱 더 철저한 검증과 감시가 뒷받침 되어야 더 건강하고 나은 식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난 세월 살충제로 쓰이던 DDT는 오랜기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용되어왔다. 그 유해성이 밝혀진 것은 DDT가 처음 합성된 1874년보다 한참 뒤인 1945년이었다. 인류는 먹어야 산다. 먹을 수 밖에 없다. 그토록 중요한 먹거리 안전성 문제를 불확실성에 기댈 수 없는 노릇이다.

원동환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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