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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치료 프로그램 없어···' 高法, 정신질환자 치료감호 체계 보완 촉구
박석순 기자 | 승인 2019.05.24 14:12

조현병 환자의 범죄행위에 대한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서울고등법원이 조현병 환자들을 위한 적합한 치료감호시설이 설립·운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3일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상해와 폭행죄로 기소된 A(20)씨에게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과 치료감호 처분을 선고했다.

자폐성 장애와 조현병 증상이 있는 피고인 A씨는 이유 없이 4세 여아를 집어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를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A씨에게 벌금 100만원과 치료감호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1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A씨 측은 형량이 무겁고 치료감호 처분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치료감호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과정에서 공주 치료감호소에 약물복용 외 적절한 치료 과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공주시 반포면에 위치한 국립법무병원이 국내 유일한 치료감호소다.

현재 공주 치료감호소에 자폐 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이 수용돼 있지만 약물복용 외에 자폐 장애자의 적응을 위한 언어치료나 심리치료 과정 등 특수재활치료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치료감호 처분의 필요 여부에 대해 공주 치료감호소에선 적어도 가정 내에서 이뤄지기 힘든 약물복용은 지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과 치료감호 처분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국가가 치료감호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는 치료감호 시설을 설립·운영해 판결의 적정한 집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치료감호 시스템의 보완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근래 조현병 환자의 범행이 잇달아 보도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며 "그러나 조현병 환자나 자폐성 장애 환자들에게 형벌을 부과해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현재 가족들이 부담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국가와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치료감호소를 확충하고 운영실태를 내실 있게 함으로써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도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박석순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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