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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승인’ 논란··· 경실련 “타워크레인 사고, 정부 부실검사가 초래한 것"
박상권 기자 | 승인 2019.06.04 14:51

경실련은 타워크레인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이 정부의 부실한 형식승인 및 검사라는 분석을 내놓는 한편, 소형 타워크레인의 20년 사용연한 적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3월 30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 신축 현장에서 전도된 타워크레인의 형식신고도서·설계도서와 국토교통부 연구용역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넘어진 소형 타워크레인 ‘FT-140L’의 정격 하중은 1.5t~1.8t이었지만, 사고 당시 해당 크레인은 최대 인양 하중(2.9t)에 가까운 2.8~3.0t(호퍼 무게 포함) 가량의 콘크리트를 운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국토부에 신고된 해당 크레인의 형식신고도서엔 장비 조립상 불가능한 내용이 담겨 있는 등 부실 검증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설계도면과 비교한 형식신고도서의 내용에선 크레인의 JIB 길이가 늘어났으나 로프 지름과 후크의 무게는 줄어들었다. JIB 길이가 늘어나면 로프 지름이 두꺼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형식신고도서에 신고된 FT-140L의 최대 설치 높이는 110m로 확인됐지만, 실제 도면은 47.085m에 불과했다. 최대 설치 높이를 2배 이상 부풀려 형식승인을 받은 것이다.

심지어, 국토부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등록 신고 서류에 △구조검토의견서 누락, △주요 구조부 구조도면 미포함 등이 다수 발견됐다. 설계도면도 없는 상태에서 타워크레인 사용승인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담당 부처의 검증 여부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장비 업체 간의 유착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실련은 "제출된 설계도면 수백 페이지 전체에 산업안전공단 명의의 형식신고확인 직인이 찍혀 있다"며 "이는 명백한 인재(人災)이며, 정부가 허술한 형식승인과 기계 검사를 계속한다면 타워크레인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타워크레인 형식신고도서에 대한 전수조사 및 불법 장비에 대한 엄단 조치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현행 법률상 외국에서 수십 년간 운영된 타워도 새 타워로 둔갑해 등록이 가능하다. 건설기계제작증이나 건설기계제원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러한 서류는 회사 주소지조차 불분명한 제작회사나 검증기관에서 얼마든지 발급 가능하다”라며 "공인된 업체나 인증기관에서 발급받는 글로벌 인증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타워크레인 형식신고도서를 전수조사해 설계도서·제원표가 조작된 장비는 즉시 폐기 조치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정부가 2017년 11월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 합동 안전대책'에서 핵심 방안으로 제시한 '타워크레인 연식 20년 제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부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의 내구연한은 기종에 따라 7년 9개월에서 39년 1개월"이라며 "정부 대책대로라면 내구연한이 10년 이하인 소형 타워크레인은 (실제 내구연한을 넘겨) 20년이나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 사고는 넓은 기계면적과 중량으로 인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올해만 해도 집계된 타워크레인 사고만 9건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의 부실한 형식승인과 검사가 조속히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타워크레인 사고는 멈출 수 없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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