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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휴대전화 사용’ 뇌종양 인과관계 최초 인정
김승용 기자 | 승인 2019.06.20 14:00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뇌종양으로 숨진 한 통신업체 직원에 대한 산업재해 판정에서 이례적으로 '휴대전화 전자파'를 원인 중 하나로 인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숨진 이씨의 뇌종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최종 결정했다.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KT 통신장비 수리기사 이모(사망 당시, 49)씨는 KT에서 22년간 유선전화 통신선 보수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 상 휴대전화 사용과 통신선 주변 극저주파 자기장에도 오랜기간 노출됐다. 이씨는 2016년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지난 2017년 별세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에서 이씨가 '97년 이후 20년간의 업무로 사용한 휴대전화 누적시간은 최소 440시간에서 최대 1천800시간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장기간 휴대전화 사용과 함께 업무 상 통신선의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납 등에 노출되면서 뇌종양 위험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그동안 산업재해로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는 엑스선과 감마선 등만이 인정돼왔다.

공단은 업무상 질병판정서에서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라디오파와 극저주파에 노출됐으며, 밀폐된 지하 작업으로 라돈 등 유해물질에 노출돼 뇌종양 발병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뇌종양이 발병하는 평균 연령에 비해 나이가 젊었으며, 가족력이나 개인 소인들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단은 뇌종양 환자 중 휴대전화 장기간 사용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최근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인용한 핵심 근거 중 하나는 2017년 인도 연구진의 논문이다.

2017년 인도 연구진의 논문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거나 1640시간 이상 사용한 '장기간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33% 높은 뇌종양 환자군 내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논문은 휴대전화의 개념이 나온 1966년부터 2016년까지의 관련 연구 22편을 종합 분석했다.

또한 국내 국립암센터의 2009년 연구결과에서도 1만 2천여명의 뇌종양 환자와 2만 5천여명의 정상인을 비교한 결과,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환자의 비율이 뇌종양 환자군에서 18%가량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나라 ‘뇌 및 중추신경계 암’ 발생 환자 수는 휴대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0년대 들어 51.5% 급증했으며, 영국에서도 최근 20년간 악성 뇌종양 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가설은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사용자는 그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일치된 결과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의 질병 원인으로 언급됨에 따라 관련 산재 인정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김승용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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