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가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최근 SNS등을 통해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의 항암효과가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발생해 식약처가 경고에 나선 것이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받아야 하는데,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 연구결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결과다.

또한,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내 기관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은 '빈크리스틴', '빈블라스틴', '비노렐빈' 등이 있다. 이와 유사한 작용으로 허가된 '파클리탁셀'과 '도세탁셀'도 있다.

식약처는 항암제는 개발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으므로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약효가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약품이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의 단계에서는 부작용이 없을 수 있으나, 이를 암 치료제로 사용해 고용량, 장기간 투여할 경우 혈액이나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과 관련된 일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먼저,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해 식약처는 이 약품의 항암 작용과 관련해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결과가 나온 바 없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40년간 사용된 안전한 약제라는 주장에 대해, 이 약물이 40년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사용되어온 것이므로 인체에 안전한지 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낮은 체내 흡수율로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항암제의 흡수율이 적으면 효과가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독성이나 부작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김재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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