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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름철 건설현장 안전사고 막으려면 '마스크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김윤상 기자 | 승인 2020.07.14 16:00
사진=한국안전신문 DB

걷기만 해도 땀이 줄기지는 여름, 본격적인 더위가 가까워졌다. 이런 날씨에는 격렬한 신체활동이 권장되지 않는다. 하물며 선선한 바람도 좀체 식히지 못하는 것이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열인데, 올해는 고감염성 전염병 유행이라는 초유의 악재가 겹치며 현장의 노동자들은 편한 숨마저 쉴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시국'을 맞이하면서 정부는 건설현장에 대응 가이드라인을 안내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설현장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코로나19 전담체계와 대응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산업안전보건관리비용을 활용해 충분한 위생물품을 구입해 놓아야 한다. 또한 모든 근로자들이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개인 위생에 더욱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단체 활동을 축소하고 현장 소독과 방역, 근로자 체온 측정 등 대책을 이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 조치는 반드시 필요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자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방역을 위해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가 오히려 여름철 건설현장의 주요 위험으로 꼽히는 온열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봄, 세계 기상학자들은 올해 여름이 역대 가장 더울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가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74.7%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기상청도 이 확률이 50%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국내 기상청도 지난 5월 올해 여름이 역대 두 번째로 더웠던 2016년과 비슷하게 더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보다는 조금 덜 할 것이라는 예측이지만 마스크 착용이 요구되는 이번 여름이 체감상 더 더울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실제로 심박수, 호흡수, 체감온도가 상승한다. 게다가 외부의 바이러스를 차단해주는 기능 때문에 오히려 숨쉬기가 힘들기까지 하다. 온열질환은 무더운 날씨에 호흡이 힘들어지면 발생하는데,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 온열질환의 간접적 원인이 되면서 건설현장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 된 것이다.

정부는 건설현장 온열질환을 예방하고자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항목을 올해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섰으나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의 자체 설문조사에서 자신이나 동료가 폭염으로 인해 이상 징후를 보인 적 있냐는 질문에 56%의 노동자가 그렇다고 답해 폭염대책의 부실함이 드러났지만, 이후로도 실효성 있는 현장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실외 작업의 경우 작업자간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지만, 작업 특성상 현장에서 이러한 기준이 지켜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달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는 60대 건설근로자 1명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사례가 이미 나오기도 했다.

반면 업계는 올해 더위에 대비한 온열질환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상승하는 더위체감지수와 기온을 수시로 확인해 그에 따라 작업시간과 업무 강도를 조절하고 각종 보냉 장비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업계차원의 대처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사실, 코로나19 탓이 아니더라도 그간 정부의 건설현장 폭염대책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미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현장 노동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나 올해 정부는 온열질환 예방과 더불어 방역이라는 토끼도 잡아야 하므로 더욱 분주해야 한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온열질환 리스크를 높이는 모순적인 안전대책은 그 자체로 안전대책이라 하기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 이 엄중한 때에 '마스크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면 건설현장 열병난다.

김윤상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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