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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담배업계 상대 소송 敗··· "흡연·폐암 인과관계 인정 안돼"
원동환 기자 | 승인 2020.11.20 16:10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서 연초를 판매하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흡연자들의 암 발병으로 인한 진료비 지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흡연과 암의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소송 제기 6년만에 패소했다. 담배업계는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건보공단은 즉시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접 민사22부(부장 홍기찬)는 20일 건보공단이 KT&G와 필립모리스, 브리티시토바코(BAT)를 상대로 낸 5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폐암과 흡연이 통계학적, 역학적으로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만 환자 개인의 폐암 발병이 흡연으로 인한 것임을 입증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사이 여러 연구결과 등이 시사하는 바와 같은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4년 흡연자 유족들이 KT&G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낸 같은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에서 담배업계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때도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재판부는 보험급여 지출은 법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공단의 역할에 따른 지출이 손해로 해석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어떤 법익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 건보공단은 황당하다며 판결 내용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즉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선고 직후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며 "공단이 그동안 담배의 명백한 피해에 대해서 법률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노력을 했지만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항소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도 담배의 피해를 밝혀나가고 인정받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 사이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만 5천쪽의 증거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담배회사들이 증거를 검토하고 반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변론이 2년간 연기되기도 했다.

담배업계는 판결 내용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번 판결에서 지방법원은 담배 소송건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과거 판결을 따랐으며 비슷한 주장을 기각해 온 전세계 법원의 기조를 따랐다"며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며 대중들은 흡연에 따른 위험성을 오랫동안 인지하고 있었다고 법원들은 일관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이번 판결은 원고가 개별수진자에게 치료비를 지급했다고 해도 제조자를 상대로 한 보험금지급액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고 강조했다.

사진 합성=이은 기자 | 법원

원동환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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