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산소방본부 제공 | 부산항 추락 사고 현장

지난 5년간 부산항에서 9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가운데, 지난 22일 오전 10시 4분경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해 있던 한 선박 위에서 컨테이너 하역을 준비하던 노동자 한 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근무환경의 개선이 필요하지만 안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역 작업을 하던 A씨는 7m 높이에서 떨어진 뒤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해경은 선사와 사고 당시 선박에 있던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 고용노동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부산항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총 9건이다. 지난달 15일에도 부산신항 크레인 위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27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등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4대 항만이라고 불리는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항만 중 부산에서 발생한 사고가 가장 많은 실정이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이처럼 사고가 다발하는 원인으로 작업 자체의 위험성을 지목했다. 위험 중량물을 취급하는데다 컨테이너 1개의 높이만 2.6m 이상으로 추락 사고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작업 환경이 위험한데도 안전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이유는 복잡한 고용관계에 있다. 노동자들의 소속이 다양해 어떤 기관이 안전 관련 책임을 져야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부산항운노조의 한 관계자는 "신항은 해수청, 항만공사, 부두운영사, 노조 등 다양한 기관이 공존해 책임소재가 누구에게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항만 근로자는 소속이 다양하고, 하청 재하청 구조로 작업이 이뤄져 사고 유형별로 원인을 분석하기 어려운데다 데이터 자체도 산정하는 기관마다 달라 한 기관이 완전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부산항에 설치된 크레인의 노후화도 사고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부산항의 한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북항 선석 같은 경우는 장비 노후화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보완을 기피하는 입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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