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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년실신 종식시켜야 미래가 산다
박근종 | 승인 2021.07.19 11:37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우려했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경제 침체의 가속화가 현실로 들이닥치면서 사회전반에 걸친 암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청년들의 학자금 체납금액이 늘고, 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되지 못해 성인기로의 이행이 지체되는 등 청년들의 양극화와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비등한 가운데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통계청이 지난 1월 13일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기준으로 1년 전 2,712만3,000명보다 21만8,000명 줄어든 2,690만4,000명으로, 감소폭이 1998년 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연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만7,000명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으며,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 394만5,000명보다 18만3,000명 줄어든 376만3,000명으로 주식,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용한파로 일자리 시장에서 낙오된 청년들이 ‘코로나 취포세대(취업 포기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9일 발표한 ‘2009 ~ 2019 청년(15~29세) 고용지표 OECD 비교 분석’자료를 보면, 청년(15~29세)실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009년도 14.9%에서 2019년 10.5%로 4.4%p 감소하는 동안 한국은 거꾸로 청년실업률이 8.0%에서 8.9%로 0.9%p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OECD 37개 국가 중 2009년 5위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2019년 20위로 15계단이나 대폭 떨어지며 중위권 이하로 밀려난데 이어 청년고용률도 43.5% 불과, OECD 37개국 중 32위로 최하위 권으로 급락하였고, 통계청의 ‘2020년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대비 1.3%p 하락하였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0%로 전년대비 0.1%p 상승하여 체감실업률(실업자와 더 일하고 싶어 하는 취업자 및 잠재 구직자를 모두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25.1%로 역대 최고였다. 코로나19 사태의 고용충격을 감안 하더라도 유난히 한국 청년들에게 취업 한파가 극심하게 몰아치고 있다. 여느 경제위기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경제위기도 청년, 중소기업, 비정규직 등 취약집단에 경제위기의 부정적 충격이 집중되어 경제사회의 양극화, 일자리・소득의 양극화를 심화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하는 청년실업 문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청년실업률이 왜 다른 연령층의 실업률보다 현격히 높은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청년실업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근본적인 원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적령기인 구직자들이 청년세대에 특히 많이 편중된 데도 기인하지만 무엇보다도 고용주와 구직자 간 ‘미스매치(mismatch)’현상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는 많지만 마땅히 쓸 만한 구직자가 없고, 구직자는 양질의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러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고용부족과 미스매치 현상 때문에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발생한다. 특히 첫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입장에서는 당분간 실업의 처지를 감수하고라도 원하는 직장을 찾을 때까지 구직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이들 성향은 취업이 가능해도 보다 나은 조건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여 청년층의 구직에 소요되는 기간이 너무 긴데 있다. 

통계청의 ‘2020년 연간 고용동향’기준 연령계층별 실업률은 20∼24세 연령대(142천명)가 10.7%로 가장 높고, 25∼29세 연령대(213천명)는 8.1%로 일부 감소하나, 30∼39세 연령대(195천명)에 들어서야 3.5%로 비로소 전체(1,108천명) 실업률 4.0%를 상회하고, 40∼49세 연령대(164천명)에는 2.5%로 가장 안정을 찾고, 50∼59세 연령대(191천명)에 2.9%로 안정을 찾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를 방증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청년세대 구직자들이 더 빠른 시간에 더 좋은 직장과 더 이상적으로 매치되어야만 그만큼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고용시장의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의 원인 중 하나는 악화 일로를 걷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문제’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2020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부족률은 0.4%에 불과한 데 반해 중견기업은 0.8%, 100~299인 사업체는 1.6%, 30~99인 사업체는 3.0%, 10~29인 사업체는 4.3%를 나타내는 등 규모가 작을수록 부족률이 높게 나타나 중소기업 인력난(평균 부족률 3.1%)이 대기업 대비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9일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6월 기준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을 보면 30~99인 중소기업에 다니는 경영 사무직 3년차 평균 임금은 2,586만9,000원으로 집계된 반면 500명 이상 기업의 경영 사무직 3년차 평균임금은 5,436만7,000원으로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하나 ‘미스매치(mismatch)’의 원인 중 하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균형 문제’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에 따라 임금격차가 크다. 통계청의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 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265만원인데 비정규직의 임금은 162만원으로 정규직의 61% 수준에 그친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등 힘없는 노동자들은 차별과 갑질 등 억울한 일을 당하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려는 우리 사회의 합의는 요원한 일이다. 청년들은 한정된 일자리 파이를 두고 경쟁하다 보니 사람들 머릿속에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터무니없는 차별이 만들어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낮은 임금은 물론 쉬운 해고, 부당한 업무지시, 무시·따돌림 등 차별적 태도, 연가·병가 등에 대한 부당한 제재와 눈치주기, 폭언·욕설·조롱 등 언어폭력, 사적 심부름 등으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의 아픔과 눈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미스매치(mismatch)’의 원인 중 하나는 심각 일로를 치닫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 문제’이다. 지난 1월 3일 행정안전부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첫 '자연감소'를 나타내는 이른바‘데드 크로스(dead cross)’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수도권 인구는 급증하는 추세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50.0%에서 지난해 50.2%로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 격차는 매년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6년 1.6%p였던 수도권과 비수도권 취업률 차이는 2017년 2.1%p, 2018년 2.2%p, 2019년 2.7%p(수도권 68.7%, 비수도권 66.0%)로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은 구직도 수도권 진출도 매우 힘든 현실이다. 지난해 부산, 경남, 울산지역의 청년실업률은 각각 10.6%, 10.1%, 11.6%까지 치솟아 전국 평균 9.0%를 훨씬 웃돌았다.

다행히도 정부는 지난 1월 13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2030 청년 세대와 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활성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한다.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직업훈련을 통해 역량을 키우는 한편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특화형 온라인 콘텐츠도 개발하며, 고용 충격에 대응해 공공부문뿐 아니라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규제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비대면 △기반산업 스마트화 △그린 △바이오 의료 등 신산업 5대 분야와 △산업단지 △미래차 등 10대 산업분야 규제 혁신을 추진하고, 벤처창업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도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서는 데이터 경제, 친환경·저탄소 산업 등 유망 민간투자·비즈니스를 활성화한다. 지극히 소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세금으로 뚝딱 만든 임시직·일용직 위주의 관제(官製) 일자리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결코 될 수 없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원청과 하청 간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정책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경제위기로 민간부문 고용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청년들이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정부의 역할에 달려있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도 제시됐듯이,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공공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선제 대응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기업과 지역을 직접 겨냥한 선별적 처방만으로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큰 틀에서 청년이 원하는 장소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수도권에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 관제 일자리는 고용시장과 통계 왜곡만 초래하는 게 아니라 비정상적인 실업급여 수급자를 양산해 고용보험제도의 근간까지 흔들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지역고용동향브리프 2020년 겨울호’에 실린 ‘지역별 임금불평등의 변화’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임금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7148원으로, 전년 동기 1만4817원보다 15.7% 증가했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확산에도 임금 수준은 소폭 오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고용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임금 불평등은 심화됐다. 임금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지니계수는 0.306으로, 전년 동기0.294보다 0.012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심화를 뜻한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지니계수는 2019년 상반기 0.197에서 지난해 상반기 0.214로 0.017 상승했다. 그만큼 29세 이하 청년층의 임금 불평등 심화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내용의 일자리 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용 충격과 관련해서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현행 일자리 유지에 중점을 두고 추가 고용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올해 배정한 일자리 예산 30조5000억원 중 38.0%(5조1000억원)를 1분기에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우선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해서는 소상공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에 대한 현금 지원을 지원하고 있다. 1분기에는 40만명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속 집행하고 여행업·관광숙박 등 8개 특별고용지원업종의 지정 기간(3월 종료) 연장과 추가 업종 지정을 검토한다.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비대면·기반산업 스마트화·그린·바이오 의료 등 신산업 5대 분야와 산업단지·미래차 등 10대 산업분야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

벤처창업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도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데이터 경제, 친환경·저탄소 산업 등 유망 민간투자·비즈니스를 활성화한다.

코로나19 경제 위기의 영향이 컸던 청년들과 경력 단절 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안을 마련한다.

실제 한국 정부는 규제, 세제 혜택, 정책금융, 공공기관 이전 등 대기업과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완화하기 위한 온갖 정책을 가동했고 엄청난 규모의 세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단기적 측면에서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작 장기적 측면에서 과연 어떤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청년고용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 일자리보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창출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어쩌면 취지는 좋으나 잘못 설계된 정부 정책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청년실업 문제의 한 원인일지도 모른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과 지역을 직접 겨냥한 선별적 처방만으로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청년이 원하는 장소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수도권에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만 한다. 대기업에 차별적인 산업정책과 국민이 원하는 인력과 자본의 흐름을 막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볼 때다.

근본 문제는 시장에서 나오는 민간의 ‘버젓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공공고용’에 매달리는 정부의 딱한 처지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을 내는’ 제대로 된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오도된 정책 탓이 크다. 과속 인상한 최저임금, 무리한 주 52시간제와 노동계 요구를 대거 반영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안 등 친(親)노조 정책부터 최근의 ‘기업규제 3법’까지 다 그렇다. 고용절벽은 코로나 충격 때문만이 아니다.

관제 일자리는 고용시장과 통계 왜곡만 초래하는 게 아니라 비정상적인 실업급여 수급자를 양산해 고용보험 제도의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 청년백수 등 고용시장 바깥 구직자들의 절규를 정부가 귀 기울이는지 의문이다. 오죽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까지 정부의 일자리 사업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책”이라며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공허한 청사진’이라고 맹비판하는 지경이 됐다. 문 대통령은 악화된 주거문제에 대해 사과했지만, 더 진지하게 사과할 것은 오도된 일자리 정책일 것이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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