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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에서 11일로' 연차휴가 해석한 대법원··· 혼선 불가피
김용옥 기자 | 승인 2021.10.25 08:10
사진=한국안전신문DB | 법원

대법원이 기간제로 1년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부여되는 연차휴가는 최대 11일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1년만 일한 근로자도 2년차가 받을 수 있는 15일까지 모두 26일의 연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고용노동부의 해석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이전 대법원 판결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부딪힌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노인 요양복지시설 운영자 A씨가 해당 시설에서 근무했던 요양보호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지난 2017년 8월 1일부터 2018년 7월 31일까지 일하면서 연차유급휴가로 15일을 사용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기간 중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1년 미만 근로자 등에 대한 연차 휴가 보장 확대 관련 설명자료'를 배포했는데, 여기에 "1년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최대 26일분의 미사용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기존 근로기준법 60조 1항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15일간 연차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하고 2항에는 1년 미만 일한 근로자가 한 달을 모두 출근하면 그 다음달에 1일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고 규정해 1년 동안 모두 11일의 연차를 받게 된다는 조항이 있었다.

한편, 개정으로 삭제된 동법 3항에는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이미 쓴 연차는 15일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고용노동부는 3항의 삭제로 인해 1년 미만의 근로자 역시 개근으로 인한 11일 뿐만 아니라, 80% 이상 출근에 따른 15일까지 모두 26일의 연차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 해석을 뒤집은 것이다.

해당 사건을 보면, 1년 계약직이었던 B씨는 자신의 연차도 26일까지 늘어났다며 이미 연차를 사용하고 남은 11일에 대한 수당을 달라고 A씨에게 요구했다. 근로감독관의 계도를 받은 A씨는 71만여원의 수당을 지급한 뒤 고용당국의 잘못된 안내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1심은 고용노동부의 해석이 타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제기한 항소에서 2심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날 발생한다"며 "근로기간이 1년인 피고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당을 돌려주라고 판결한 것이다.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60조 1항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 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해 2년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근로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상고 기각 판결을 했다.

또한 "1년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 60조 1, 2항을 중복 적용할 시 총 26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되는 것인데, 이는 총 휴가일수를 25일로 제한한 근로기준법 60조 4항에 반한다"며 "이 같은 해석은 법 문언 해석의 범위를 넘는 것뿐만 아니라 1년 기간제 근로자를 장기근속 근로자보다 우대하는 결과가 돼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근로관계 존속을 전제하지 않아도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본 2005년 대법원 판결과 충돌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2020년 9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도 부딪힌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연차휴가 성립에 당해연도 출근율을 요건으로 추가하면 전년도 근로에 대한 보상이라는 연차유급휴가제도 취지를 반하게 된다"며 1년 이후 추가 재직을 요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노동법률지원센터 관계자는 "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으려면 최소한 전원합의체를 열어 숙의한 후 판례를 변경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1년 기간제 뿐만 아니라 연차휴가 청구권이 있지만 다음해 계속근로가 어려운 노동자라면 누구나 해당한다"며 "연차휴가 청구권과 연차수당 청구권 발생시점의 법적 요건을 다시 정확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법원이 60조 1항에 따른 연차휴가 15일은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날 발생한다고 했는데, 기존 판례는 노동자가 1년간 소정의 근로를 마친 대가인 연차휴가 사용 권리를 확정적으로 취득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이미 취득한 권리를 사용하려면 하루라도 더 근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 근거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현장에서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이미 최대 26일치의 연차 수당을 지급한 사업장에서 반환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다.

김용옥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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