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양시 제공 | 상가 건물의 기둥이 파열된 모습

지난해 말 지하 주차장의 기둥이 무너지면서 대피 소동이 일어난 경기 고양시 마두역 인근 7층 상가건물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는 기초와 지하 벽체 공사 부실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건물 하중 지지력이 약하고 지하수와 토사 유출 등이 겹쳐 안전 상태가 매우 불량, 대규모 보강공사나 철거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고양시는 사고 다음 날인 지난 1월 1일부터 한국건설안전협회를 통해 45일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지난 16일 결과와 안전대책을 이처럼 발표했다.

자세히 보면, 먼저 건물 지하 3층 기둥이 파손되고 주변 도로가 내려앉은 주요 원인은 부실공사로 파악됐다.

기초를 말뚝 대신 매트 공법으로 변경해 지내력이 약해졌고 건물 하층 벽체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기준에 미달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지반 높이를 인접 건물보다 약 10m 낮게 조성했고 지하층 한쪽의 외벽공사를 하지 않아 건물 바닥과 벽에서 매일 20t 이상의 지하수가 스며들기도 했다.

진흙과 모래로 이뤄진 지반에 다량의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곳곳에 틈이 생긴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건물은 1995년 준공됐는데, 이 이후 보수·보강이나 차수 공사, 물빼기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

이 건물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최하 안전등급인 E등급으로 평가됐다. 이 등급의 건축물은 사용을 즉각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한다.

시는 이번 안전성 종합평가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보강공사나 재건축을 하도록 조만간 건물주 등에 통보할 계획이다.

보강공사는 기초를 매트 대신 말뚝 공법으로 바꿔 부동침하를 막고 건물 기둥과 보, 슬라브 등에 강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보강공사에 앞서 지하층 일부 지반의 빈틈이나 공간에 충전재를 채우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건물주들은 안전을 고려해 건물을 아예 허물고 다시 지을지, 전면 보강공사를 추진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옥 기자  safe@119news.net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