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4일 부산 실내사격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광 온 일본인과 가이드 등 10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내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에 대해 실내 사격장이라는 특성상 방음 및 차폐시설이 완벽해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순식간에 실내에 가득 차는 바람에 사람들이 연기에 질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실내 사격장 화재 이후 그동안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기되던 화재보험 의무가입대상 확대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사격장은 피해자 다수 발생에도 불구하고 화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었고, 영업주도 충분한 배상 능력이 없어 지자체인 부산시가 보상을 했다. 이같은 모습에 기인해 같은 해 11월 25일 박상돈 의원은 다중이용시설, 공유건무 및 운수시설을 화재보험의무가입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화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래방, PC방도 의무 가입해야…

개정안은 올해 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일부개정법률이 지난 3월 22일자로 공포됨에 따라 다중이용업소, 공유건물, 운수시설 중 화재보험에 의무가입 해야 할 구체적인 범위를 시행령으로 정할 일만 남은 상태다.
이처럼 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기존에 음식점이나 주점 그리고 병원과 11층 이상 건물, 공연장, 학교 등에만 의무가입이었던 화재보험에 노래방이나 PC방, 극장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번 의무화대상 확대에 대한 기본 원칙은 화재 빈도가 높은 일정한 면적 이상의 건물을 기준으로 했으며, 현행 의무가입대상 면적규모와 형평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감안, 적정한 수준의 의무가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현행 일반음식점 등 4개 업종에서 화재위험이 높은 노래방·목욕장·영화관 등 10개 업종으로 확대 됐으나, 다중이용업소법을 기준으로 19개 업종 중 관리주체가 부재하거나 화재발생이 없는 업종(9개 업종)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고시원, 전화방, 수면방, 콜라텍업 등 업소의 정의·관리를 규율하는 법률의 부재로 관리가 어려운 업종과 비디오 소극장, 복합유통게임업 등 최근 3년간 화재발생이 1건도 없는 업종, 제과점, 사후조리원 등 인명피해가 없으면서 화재발생빈도가 평균 이하인 업종이 속한다.

또 다른 기준은 면적에 관한 것으로 우선 단일 업소 면적 기준의 경우 현행 ▲바닥 면적이 3,000㎡ 이상인 점포, 숙박업 건물 ▲바닥 면적이 2,000㎡ 이상인 학원을 그대로 두면서 개정안에서는 바닥 면적이 2,000㎡ 이상인 영화상영관과 같은 규모의 목욕장에까지 추가·확대된다.
이 외에 업종의 성격상 단일 업소가 소규모이고 소규모업소가 다수인 경우에는 현행법의 일반음식점, 유흥주점, 단란주점으로 사용하는 바닥 면적이 합이 2,000㎡ 이상인 건물 기준에서 개정된 이후에는 일반음식점, 유흥주점, 단란주점은 물론 휴게음식점, 노래연습장, PC방, 게임제공업의 경우도 사용하는 바닥면적의 합이 2,000㎡ 이상인 건물이라면 의무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밖에도 연면적이 3,000㎡ 이상인 지하철 역사의 경우 운수시설 중 화재발생빈도가 높고 인명피해가 있는 지하철역사만 가입의무화 하기로 했다. 대상 건물 수는 533건으로 총 지하철 역사수의 85%가 해당된다.

약 5,089개의 건물이 해당사항

개정안대로라면 화재보험 의무화 대상으로 새로 포함되는 건물은 약 5,089개 건물이 될 것으로 추정(다중이용업소 1,780개, 공유건물 2,776개, 지하철 533개 등)된다.
전문가들은 가입자들의 가장 큰 불안감인 실질적 보험가입 부담에 대해서는 화재보험 의무화 추가건물 중 공유건물은 90% 이상 지방재정공제회에 가입하고 있고 다중이용업소는 35%가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건물 소유주가 새롭게 화재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대상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재보험 가입대상 건물의 화재보험료 수준에 대해서는 공유건물의 경우 1,000㎡ , 10억 원 보험가입의 경우 연 12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며, ▲운수시설(3,000㎡, 10억 원 보험가입):연 68만 원 ▲다중이용업소(2,000㎡, 10억 원 보험 가입): 최소-휴게음식점 건물의 보험료는 연 63만 원, 최대-유흥음식점 건물의 보험료는 연 176만 원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화재보험 의무가입으로 시장규모가 1,000억 원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 때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개입해 국민 세금으로 보상해주는 보상 방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번 법안이 잘만 정착되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아무쪼록 시행령이 확정되기 전까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상적인 법안이 자리 잡길 기대한다.

구내형 사회부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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