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 대해 공동대책위원회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지난달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최근 미지급된 휴업수당이 모두 27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통영지청은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99곳에 대해 지난 9월 근로 감독을 하고 크레인 사고로 인한 휴업수당 미지급 실태를 파악했다”며 그 결과 노동자 1만3천773명 가운데 9천432명이 지급받아야 할 법적 휴업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대책위원회는 “미지급 휴업수당 총액은 22억3천만원에 이른다”고 덧붙이면서 “지난 8월 통영지청이 하청업체 5곳을 근로 감독해 확인한 미지급 휴업수당 4억9천만원을 합하면 총 27억2천만원이 미지급된 셈이다. 통영지청은 원래 하청업체 142곳에 대해 근로 감독을 할 예정이었지만, 크레인 사고 이후 38곳이 폐업해 이들을 제외한 104곳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공동대책위원회는 “일부 하청업체는 노동자들에게 법적 기준에 미달한 휴업수당 지급에 동의하도록 일종의 ‘휴업수당 포기각서’를 쓰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알렸다.

한편 공동대책위원회가 제보를 받은 각서를 보면 “향후 신고(고소 또는 고발,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공동대책위원회는 “1차 하청업체와 다단계로 계약한 재하청업체, 물량팀, 불법 인력업체, 사외업체 하청 노동자들 1만여 명은 근로감독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들에 대한 휴업수당을 포함하면 미지급액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타워크레인에 의해 희생된 유가족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또한 “원청인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감에서 답변한대로 원청이 휴업수당 미지급 문제에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는 행정지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0월 김 장관은 “삼성중공업 사건처럼 원청 책임으로 공사가 중단될 때, 하도급업체 피해를 원청이 보상하는 게 맞다. 법적으로 이런 근거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는 지난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벽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 크레인이 충돌해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국문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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