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의 소방활동은 위험한 일이다. 뜨거운 열기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은 대원들의 활동을 어렵게 하고, 희박한 산소 농도와 유독한 연기는 대원들의 호흡을 고통스럽게 한다. 불안전한 구조물과 폭발성 위험물들은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만일 체력이 고갈된 대원이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조절 능력이 저하돼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소방지휘관들은 규모가 크고 내부가 복잡한 건축물의 화재에서 내부진입작전이 필요하다면 내부진입대원의 안전을 위해 교대조 운영을 검토하게 된다.

즉, 대원들을 공격조와 대기조로 편성해 공격조가 내부에 진입, 활동하는 동안 대기조는 외부에서 대기와 휴식을 하면서 회복한 후 다시 교대해 공격조로 투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여건들은 소방지휘관들의 교대조 편성·운영에 대한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력 부족의 문제이다. 공격조의 운영에도 빠듯한 인력으로 대기조를 편성하게 되면 작전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소방전술운용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장 주변의 수많은 눈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장 주변에는 사고당사자를 비롯해 이웃 주민, 언론매체 종사자 등 다양한 군중들이 소방활동을 바라보게 된다.

교대조를 운영할 경우 군중들은 내부에서 사력을 다하며 활동하고 있는 공격조는 볼 수가 없고 외부에서 헬멧과 장비를 벗어던진 채 바닥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는 대기조만 보게 될 것이다.

이럴 때 군중들은 소방의 대응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과연 군중들은 소방의 전술운용체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군중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비난을 감수해 가며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교대조를 운용할 소방지휘관은 그리 많지 않다.

해마다 많은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현장에서 안전사고로 다치거나 고귀한 생명을 잃고 있다.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소방지휘관이 교대조 운용전술을 결정할 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

임동권
연천소방서장

담당자  safe@119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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