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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소수 파동, 수입 다변화로 '경제 안보' 강화 계기 삼길
박근종 | 승인 2021.11.11 14:36
박근종 칼럼니스트(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중국발(發) 요소수(DEF ; Diesel Exhaust Fluid | 디젤 배기 유체) 품귀 사태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며 요소수 대란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혈류(血流)라 불리는 물류망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우려가 커 우리 경제와 산업에 끼칠 충격이 참으로 심각하다. 

2012년 화물파업 당시 물류의 20%가 운송 차질을 빚었고, 그로 인해 하루 피해액이 무려 1,120억 원에 이르렀음을 기억하고 있다. 유통 업계가 혹시 모를 '물류 대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화물차 60%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현실화하면 피해는 물리적 세 배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 만에 3%대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너무나도 자명하다. 

전례 없는 요소수 품귀 사태는 중국 관세청이 지난 10월 11일 요소를 포함한 화학비료 관련 29개 품목에 대해 수출 검사를 의무화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10월 15일부터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에 나선 데서 시작됐다. 요소수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한 요소에 정제수 등을 섞어 생산한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문제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글로벌 패권 경쟁과 맞물려 있다.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는 2016년부터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중국과 호주 간 무역분쟁의 여파인 셈이다. 

작가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은 ‘소리 없는 침략(Silent Invasion)’이란 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면서 호주의 민주주의와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지만, 실제로 호주(Australia)는 2017년 말에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으면서 중국을 겨냥해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외국 간섭방지법」을 제정하였고, 2018년 강경 보수파인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부임하면서 ‘중국에 할 말은 하는’ 정책을 펴면서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으며, 2021년 9월 15일에는 미국, 영국과 같이 ‘오커스(AUKUS | Austrailia의 앞 글자 A와 United Kingdom의 이니셜 UK, United States의 이니셜 US를 합친 말) 동맹’을 결성하여 핵 잠수함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아 군사적으로도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 것이다. 중국은 ‘오커스(AUKUS) 동맹’이 발표된 다음 날인 9월 16일에 “오커스 동맹은 적나라한 핵확산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뿐만 아니라 호주는 홍콩 보안법 규탄, 중국 통신회사 영업 규제, 코로나 발생원인 조사 요구 등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조치를 잇달아 취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호주에 반중국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호주산 쇠고기 수입 규제 등 무역 보복에 나섰고, 그의 일환으로 2020년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해버린 뒤 자국 내 석탄 부족과 전력난이 겹쳐 화학비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급기야는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요소의 수출까지 규제하기에 이른 것이다.

요소수는 디젤(Diesel | 경유) 차량의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 질소와 산소의 화합물로 N₂O, NO, NO₂, N₂O₃, N₁O5가 있으며 가스체로 존재)을 인체에 해가 없는 질소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저감장치(SCR | Selective Catalyst Reduction)에 들어가는 필수품목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모든 디젤차에 SCR 장착을 의무화했다. SCR을 장착한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국내에서 디젤 요소수 차량은 2019년부터 생산된 디젤 차량의 경우 주유구가 하나 더 있어 이곳에 요소수를 주입해 디젤엔진 구동으로 인한 오염물질을 줄이도록 적용되었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7조의2(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탈거 등 금지)에 의하면 “누구든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탈거·훼손·해체·변경·임의설정하거나 촉매제(요소수 등을 말한다. 이하 같다)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적게 사용하여 그 기능이나 성능이 저하되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를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1조(벌칙) 제5호에서는 “제57조의2를 위반하여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탈거·훼손·해체·변경·임의설정하거나 촉매제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적게 사용하여 그 기능이나 성능이 저하되는 행위를 한 자 및 그 행위를 요구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경유 차량은 9,815,897대로 이 중 화물차는 3,328,004대이고, 승합차는 637,455대이며, 승용차는 5,850,438대이다. 경유 차량 중 SCR 부착 차량은 2,156,249대로 이중 화물차는 545,066대이고, 승합차는 278,577대이며 승용차는 1,332,606대이다. 통상 대형 디젤 화물차 1대가 300~400km를 주행할 때마다 요소수 10ℓ를 사용한다. 중국의 수출중단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요소 재고량은 12월 초쯤 바닥날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요소수 생산업체가 올해(1~9월) 수입한 요소의 무려 97.6%를 중국에 의존해 온 터에 중국이 자국 내 비료 공급 차질을 이유로 갑자기 수출을 제한해버린 데서 비롯했다.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때도 뼈저리게 느꼈지만, 한 나라에 특정 물품의 수입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이번 사태는 거듭 일깨워주고 있다.

요소수 품귀 타격이 계속되면서 물류 업계의 충격은 물론 택배 업계까지 악영향이 끼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최악의 상황에서는 '배달망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건설과 철강업계까지도 일파만파 파급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운행되는 산업용 트랙터는 40,000대 중 20,000대인 50%가, 15톤 및 25톤 이상 건설용 덤프트럭은 전체 운행 대수인 56,000대 중 25,000대인 45%가, 믹서트럭은 전체 26,000대 중 10,000대인 38%가 SCR 장치를 채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건설 현장에도 요소수를 보충해야 하는 레미콘 차량 등 건설용 장비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철강재를 운반하는 외주 업체 트럭용이나 철강생산 과정에 필요한 요소수 수급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응해 지난 11월 5일 안일환 경제수석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 우선 중국과 적극적인 외교 협의로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이 수출 규제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 그나마 다행인 셈이지만, 외교적 라인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신속한 통관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다. 산업용을 차량용으로 쓸 수 있는지 등 다른 대안도 신속히 검토해 국내 수요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상세하고 신속하게 알려야 한다. 불안감은 사재기 심리를 키워 품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임시방편적 단기처방인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차제에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특정 국가에 편중된 원·부자재는 물론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산업 필수품목에 대하여는 수출국의 무기화 악용 등에 대비해 전략물자처럼 일정량의 국내 생산을 의무화하는 등 이번 위기를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더불어 평상시 재고량을 점검하고, 대체재 개발을 위한 기술연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당연히 필수적으로 추진할 과제이다. 따라서 거안사위(居安思危)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초윤장산(礎潤張傘)과 상두주무(桑土綢繆)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왜냐면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의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미국에서는 초대형 토네이도가 될 수 있듯이, 복잡한 사슬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 생태계가 요소수 대란에 그치지 않고 물류 대란과 경제 대란의 파국으로 이어지면서 코로나19로 휘청였던 글로벌 세계 경제를 더욱 파국으로 몰 수 있다. 특히, 물류를 넘어 소방차, 구급차, 노선버스는 물론 요소수 원료가 되는 요소 부족이 비룟값을 폭등시켜 농업 분야 등 경제와 일상 전반에 걸쳐 전방위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밀·옥수수 재배를 위협해 사료 대란, 식량 대란, 식품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극단의 나비효과 경고는 더없이 섬뜩하고 충격적으로만 들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월 8일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와 관련,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라.”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 회의에서 “매점매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 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라며 이같이 주문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라”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9일에도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 후 처음 청와대에서 주재한 영상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수입 지체를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수입 대체선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정부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급한 곳은 공공부문 여유분을 우선 활용하고, 긴급 수급 조정 조치 등으로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요소와 요소수 등에 대한 폭리 목적의 매점 및 판매 기피 행위를 막기 위해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지난 11월 8일 0시부터 올해 말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요소수 제조·수입·판매업자, 요소 수입업자로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초과해 보관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적발되면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5조(벌칙) 제1항에 따라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한 자나 같은 법 제26조(벌칙)에 따라 매점매석 행위의 금지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진다.

세계 경제는 자유무역이 확산하면서 ‘특화’가 이뤄진 결과 국가별로 특정 원자재의 생산과 공급이 독과점 된 상황인지 오래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에서 보듯 수출국의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 원자재와 ‘소부장’은 곧 ‘무기화’로 이어진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이를 극명하게 잘 보여줬다. 특정 국가에 크게 의존하던 소재나 부품의 공급 차질로 완성품 제조 기업과 소비자가 어려움을 겪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는 현상은 이를 방증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한국의 필수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문제 발생 때 취약하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입한 품목 1만2,586개 중 31.3%인 3,941개는 특정국 의존도가 80% 이상이나 되었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이 무려 1,850개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은 러시아의 공급 제한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이 전력난 때문에 마그네슘 제련소의 문을 닫는 바람에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차체 경량화 소재인 마그네슘 공급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마그네슘 수입도 100%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보니 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은 2019년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 수출을 막았고, 중국은 2010년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막은 바 있다. 당장은 이들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공급망 차질은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사실 요소수 대란 같은 원자재 공급망 문제 발생은 상존한다. 따라서 글로벌 원자재 무기화에 속절없이 당하는 일을 더는 반복해선 안 된다. 보호무역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상대는 중국만이 아닐 것이다. 요소수 파동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졌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문제에 넋 놓고 있어서는 결단코 안 된다. 위기(危機)를 위대(偉大)한 기회(機會)의 줄임말인 위기(偉機)로 재인식하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반전시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역에 대한 위험도를 전수 조사해 등급을 나눠 대안을 만드는 계기로 삼을 것은 물론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근종  칼럼니스트(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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