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보호받아야할 어린이가 가정 내에서 쉽게 열리는 의약품 용기로 인해 약품 중독사고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의약품 안전용기 및 포장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안을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CISS로 수집된 0~17세 이하 어린이 중독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년도 대비 72.6% 증가한 126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3세가 113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 활동이 왕성한 여름철에 사고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 품목으로는 의약품, 건전지, 세제, 세정제, 화장품, 본드 등 다양한 제품의 중독사례가 나타났지만, 그 중에서도 의약품에 의한 중독사고가 15.4%로 가장 많았고 각종 시럽제, 감기약 등 실제로 집안에서 많이 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3세의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해 손에 잡히면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 확인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 관리가 소홀하거나, 쉽게 열어 내용물을 만질 수 있는 의약품의 중독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4세부터 14세 까지의 아이들은 의약품 용기에 표기된 주의사항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해 의약품 중독사고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러한 의약품 안전사고는 호흡기와 소화기 계통, 얼굴 및 머리 부상으로 이어져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들을 차단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의약품 안전용기 대상품목 확대 및 각종 허가절차 간소화 등을 위한 약사법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개정된 약사법 시행규칙은 어린이들이 의약품을 잘못 복용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의약품 안전용기·포장 대상품목’을 확대하고, 한약제 품목 신고 간소화 및 각종 민원절차 완화 등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의약품 안전용기·포장이란 가정 내에서 의약품 사용 및 보관 등의 부주의로 어린이가 쉽게 의약품을 개봉해 복용함으로써 과량의 의약품을 섭취하는 등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기존에는 20mg 이상의 철 성분 등 5개 성분을 포함한 의약품에만 쉽게 열 수 없는 안전용기를 사용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0.045mg을 초과한 로페라마이드 성분의 지사제나 250mg 초과한 나프록센 성분, 50mg 초과한 케토프로펜 성분을 담은 소염진통제와 같은 의약품의 경우에도 의무화 하도록 해 의약품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한편, 의약품의 용기나 첨부문서에 기재돼있는 ‘부작용 등 사용정보’의 글자크기와 줄 간격이 너무 작고 좁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간과해 의약품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글자크기 8포인트를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강화해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도움이 되도록 하며, 이를 어길 시 판매업무 정지 등 법적제재를 받도록 했다.

이밖에도 불필요한 민원부담 완화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해 한약재 품목신고를 간소화 하고, 의약품의 색상, 포장 재질 등 경미한 변경사항은 허가(신고)사항 변경 대신 보고로 갈음하도록 했으며, 의약품 재심사에 따른 민원 처리 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150일로 단축해 불필요한 민원부담을 완화하도록 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이번 약사법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안전한 의약품 사용 유도 및 불필요한 민원부담 완화를 통해 제약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의약품 안전용기·포장 확대와 약사법시행규칙개정안을 통해 어린이 의약품 중독사고가 줄어들길 바라며, 뿐만 아니라 성인의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역시 줄여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인하 경제부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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