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국감에서 서울 46개 지하철역, 부산 4개역, 인천 5개역 등 모두 56개 역의 피난시간이 피난기준시간인 6분을 초과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천지하철 부평역은 안전지역까지 탈출하려면 무려 11분54초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하철은 물론 전국 지하철 안전대피망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지하철 피난 기준 시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 설계지침’은 건설교통부에서 철도사업에 대해 권고하는 내용으로, ‘지하철 역사 안에서 불시의 일이 발생할 경우 대피자가 4분 내에 화재 근처(승강장)를 벗어나고, 6분 안에 안전한 외부출입구로 나올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서에 따라 전국 지하철역의 피난 시간을 측정한 결과, 56개역에서 피난시간 기준치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조사 결과 서울지하철의 경우 대피시간이 가장 긴 곳은 7.76분이 걸린 2호선 을지로 3가역이었으며, 대합실까지 피난시간이 가장 긴 곳은 7호선 남구로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지하철의 경우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현재 인천지하철공사에서 운행 중인 역은 21곳뿐임에도 불구하고 경인교대역, 부평역, 동수역, 부평삼거리역, 간석오거리역 등 5곳이 화재 발생시 지상 안전구역까지 피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설계지침 기준인 6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동수역은 7분40초, 부평삼거리역 7분2초, 간석오거리역 6분22초, 경인교대역 6분11초 걸린다.

특히 부평역의 경우는 대형 지하상가 구성으로 통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는 등 복잡하게 얽혀있어, 대합실에서 지상층까지 계단으로 빠져나오는 거리가 132.7m, 소요시간은 11분 54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있지 않냐”는 주장에 대해 인천지하철공사 측은 화재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내부 방안을 지침하고 있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천지하철공사 측이 주장하는 대책은 ▲분선터널 화기탑 내 원형계단 56개소 설치 ▲대합실을 통한 대피가 불가능할 경우 반대선로에 방호를 설치하고 터널을 이용해 최인근역이나 1)원형계단이 설치된 본선환기탑으로 승객대피 실시 ▲비상대응계획에 의한 종합훈련 실시(년 1회 이상) ▲터널안의 출입구 거리 표지판 설치 예정 등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에 발생한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은 대피시간이 설계지침에 적합한 5.7분이었으나 당시 3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대구지하철도 관내 소방서와 함께 평소 훈련을 해왔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56개 역사에서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하면 그 때 보다 더 큰 대형사고가 일어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대구지하철 참사의 경우 대피 시간에 의한 피해가 아닌, 차량 내 방화이며 문이 열리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큰 피해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차량 내의 의자 등이 불(不)연소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 이 피해를 크게 가중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모든 건축물에 대한 법률에 어느 정도의 소방법이 속해있기는 하지만, 도시철도 사업의 경우 건설교통부 고유 분야라고 할 만큼 교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큰 정책만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눈앞의 현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우선 모든 차량 내의 제품을 불연소재로 바꾸는 등의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도시철도 사업은 국가발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일환이다. 또한 전·지하철은 시민의 제 1의 교통수단인 만큼 많은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도시철도 사업에 필수요소이다.

소방방재청과 건설교통부 각 부처는 더 이상  사건이 터진 후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정보를 교류하고 대책을 세워야 함을 직시해야 한다.

오래된 역사는 개·보수를 진행하고, 신설계획 중인 역사에는 좀 더 세밀한 기준을 법의 힘을 얹어서라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철도 안전 분야에 최선을 다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참조: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개정된(′04. 12) 도시철도건설규CLR 제 35조의 2에 의거 신설되는 역사의 경우 지하 3층 이하의 승강장에는 특별피난 계단 설치

 

김현남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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