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공항철도 대표이사

약속 시각에 맞춰 어디론가 이동할 때, 철도만큼 정확한 이동 수단이 또 있을까. 초창기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항철도 역시 ‘안전성’과 ‘정시성’을 서비스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공항철도는 기본을 지키는 것을 넘어, 더 많은 가치를 고객에게 전하고자 노력 중이다.

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국내 유일의 철도

공항철도는 한국의 관문인 인천공항과 서울의 도심을 잇는 국내 유일의 특화 철도다. 공항철도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 회사로 시작했고, 2007년 3월 23일 ‘인천공항~김포공항’간 1단계 개통에 이어, 2010년 12월 29일부터 ‘서울역~인천공항’간 58km 구간, 총 11개 역을 운행하고 있다.

공항철도 개통 이후, 승객들은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불과 43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여타 교통수단과 비교해도 매우 짧은 편이다. 실제로 공항철도의 표정속도(첫 역에서 마지 막 역까지의 평균 속도)는 일반 열차의 경우 약 65.7km/h, 직통 열차의 경우 약 80km/h다.

고속운행이 가능한 것은 최신 차량과 선로에 있다. 직통열차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구간 장대레일을 사용해 열차 이용시 느낄 수 있는 덜컹거림도 최소화했다.

공항철도 운행 1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공항철도 고유의 기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성희 대표이사는 “공항철도는 공항연계철도, 도시철도, 관광철도 등 세 가지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도심에서 공항 연계를 목적으로 개통됐지만, 이제는 전체 80% 이상의 승객이 도심 내 통행을 위해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역시 공항철도가 운영하고 있다. 10~15 분이면 탑승수속과 출국심사를 마칠 수 있고, 짐은 공항철도로 안전하게 운반되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이 입주해 있다.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때 외국 관람객들의 빠르고 편안한 이동으로 성공적인 축제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아가 해외 고객을 상대하는 ‘한류 관광철도’가 되는 것이 공항철도의 목표입니다.”

수요자 중심의 소비자중심경영에 집중하다

공항철도의 고객 서비스에 관한 자부심은 CCM 인증으로 증명됐다. 공항철도는 지난 2013년 CCM 인증을 획득한 이후,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공항철도 서비스 성과지표 중 ‘고객의 소리(VOC)’ 관

리 노력도가 3년 연속 향상됐으며, 코레일 계열사였던 2011~2014년 4년간 역 및 열차의 모니터링 부문에서 1위를 고수하기도 했다.

또한 공항철도의 주요 고객이라 할 수 있는 해외 고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공항철도의 쾌적한 환경 조성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위해

2013년 12월 부터 인천국제공항역과 서울역에 트레블센터(여행 센터)를 운영 하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의 다국어 페이지 강화로 해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 제공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시설 개선 노력도 병행했다. 서울역과 인천공항을 논스톱으로 연결하는 직통열차 내부에 화장실을 설치했고, 서울역 도착 후에는 짐 이동을 돕는 요원을 배치했다. 2014년 3월부터는 전담 콜센터 를 개설해 안내 기능을 강화했으며, 고객의 불만 역시 즉각 수용 하고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고객의 불만은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합니다. 사실 공항철도 이용 중 발생하는 고객의 요구나 민원은 단순한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항상 고객을 대할 때 마음을 담도록 당부합니다. 불만 고객 대응도 3단계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연락처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임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도 잊지 않습니다.”

이성희 대표이사는 3단계 대응 매뉴얼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불만 고객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불만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자는 발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뉴얼 차원을 넘어 진심을 담아 대응하면 불만 고객들이 되레 감사를 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심을 담은 고객 서비스는 시각장애인 안내 등과 같은 지원 업무에서도 드러난다.

“CCM 인증 전에는 공급자 측면에서의 서비스 제공이나 친절이 고객 감동이라고 여겼던 경향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CCM 인증 후에는 수요자 측면의 경험을 고려한 가치 제공으로 변화했습니다. CCM 인증의 가장 큰 성과는 모든 직원의 고객 서비스에 관한 관심 증대입니다. 덕분에 2015년 재인증에도 무난히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을 넘어 고객의 행복 수준을 높이다

공항철도는 지난 2015년 12월 3일, 제20회 소비자의 날 기념식에서 소비자중심경영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첫 인증 후 불과 몇 년 만에 이룬 쾌거다.

그러나 대통령 표창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대외적으로 인정받았으니 이전보다 퇴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성희 대표이사는 ‘기본’부터 강조한다. 안전과 정시운행이라는 기본이 갖춰진 다음에야 친절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 이성희 대표이사는 CEO로서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항철도가 주식회사로 전환했 지만, 영업 조직이라기보다는 공공성이 더욱 강한 기업이기 때문 이다.

“직원들이 공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생활이 안정돼야 합니다. 취임 후 불필요한 서류 작업은 줄이고, 더욱 자주 소통하며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성희 대표이사는 공항철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넘어, 철도운영 전문 기업으로서 새로운 역할 발굴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5년 공항철도를 이용한 승객은 1일 평균 20만 명 이상으로, 앞으로도 공항철도는 말하지 않는 고객의 소리까지 듣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이성희 대표이사는 “공항철도의 CCM은 고객 만족을 넘어 행복 수준을 높이고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2016년은 공항철도 발전의 전환점입니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 공항철도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거듭 고민하겠습니다”라며 장기적인 소비자중심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윤선 한국소비자원 기업협력팀 팀장  글_정라희 사진_고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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