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인 자동차 안에 앉아 햄버거나 커피 등의 음식을 주문하고 제품을 건네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자동차 보유인구와 1인 가구의 증가로 각광 받고 있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교통 혼잡 유발을유 발하거나 보행자와 이용자의 안전을 침해하기도 하여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들의 절반 이상이 느끼는 불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2016년 1월 말 기준으로 전국 37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매장 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은 2016년 5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5일간 최근 6개월 이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365명(73.0%)이 ‘주문 후 바로 수령이 가능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눈·비 등 날씨에 관계없이 이용 가능 77명(15.4%), 주로 이용하는 매장의 주차 공간 부족 33명(6.6%), 이용 시 덤, 무료 제공 등의 추가혜택 21명(4.2%), 기타 4명(0.8%)순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283명(56.6%)이 보행자와 차량으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고 답해 시설물 관리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진출입 시 인도를 지나면서 인도를 지남에 따라 보행자를 신경 써야 하는 것에 가장 불편을 느꼈으며, 매장 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일부 매장 안전 시설물 부족

한국소비자원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드라이브 스루 33개소 매장을 대상으로 구조와 안전시설물 설치, 안전요원 배치 등 실태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조사대상 매장 33개소 중 9개소(27.3%)가 차량 진출 시 운전자의 시야가 건물과 담벼락 등에 가로막혀 주변 보행자나 차량의 확인이 어려웠다. 이 중 5개 매장은 시야의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조사대상 매장 모두 차량 진출입로가 보도를 통과했는데, 이 중 14개(42.4%) 매장은 주유소와 다른 상가 이용차량과 진출입로를 공유했으며, 4개(12.1%) 매장은 진입로와 진출로가 같아 교통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일부 매장은 주행로와 보행로를 구분하는 차단 시설이 없고 주행로에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기도 했다.

주변 보행자가 다른 차량에게 차량 진출을 알리는 출구쪽 경보장치는 12개(36.4%)의 매장이 설치하지 않았으며 설치된 곳 중 3개(9.1%) 매장은 작동하지 않거나 소리가 나지 않는 불량한 상태였다. 과속방지턱 역시 20개(60.6%) 매장이 주행로에 설치하지 않았고,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도 20개(60.6%) 매장이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볼라드가 설치된 매장의 경우에도 폭이 좁은 보도 한 가운데 설치되어 있어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여 보행자가 주행로나 자전거 도로로 다니는 곳도 있었다.

특히 모든 매장이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는데, 매장을 이용하는 대기차량이 많거나 매장이 스쿨존에 위치하여 등·하교 시간대 등 어린이 보행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처럼 매장별 상황을 감안하여 안전관리요원 배치가 꼭 필요해 보였다. 그밖에도 안전운행과 관련된 주의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매장도 26곳(78.8%)에 달했다.

실제 차량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12%에 달해

이처럼 안전 시설물의 부족으로 인해 응답자 중 60명(12.0%)이 드라이브 스루 이용 중 실제 차량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고 대상은 매장 및 주변 시설물이 35명(7.0%)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 29명(5.8%), 보행자 23명(4.6%)순이었다(중복응답).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꼈다는 응답자도 절반에 가까운 246명(49.2%)이나 되었다.

사고 경험자 중 35명은 시설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는데, 회전구간 매장외벽 및 회전구간 연석 각 10명, 차량 진입 차단용 말뚝 7명, 진입로 또는 진출로 연석 5명, 안내 입간판 3명으로 나타났다.

차량 사고 경험자 29명은 진출입로 연결도로 주행 차량 및 매장 내 주차된 차량과 사고가 난 경우가 각각 7명, 인접 상점 또는 주유소 이용차량 5명, 자전거 4명, 오토바이 및 드라이브 스루 이용차량 각 3명이었다.

보행자 사고 경험자 23명의 경우 성인 11명, 청소년 9명, 노인 2명, 어린이 1명이 대상이었다.사고 위험을 느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위험인식을 느낀 것은 차량이 210명(42.0%)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보행자 188명(37.6%), 시설물 111명(22.2%)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전관리요원 배치 등이 필요

설문 응답자들이 드라이브 스루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적한 것이 바로 안전관리요원이다. 131명(26.2%)이 차량 동선에 안전관리요원 배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조사대상 매장 중 ‘안전관리요원’이 배치된 곳은 1곳도 없어 이용차량이나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에 안전관리요원을 두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드라이브 스루는 식품접객업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며 매장 진출입에 보도를 횡단하는 경우에도 도로법에 따라 도로관리청에 도로점용허가를 받는 것 외에는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가없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 및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시설 기준과 차량 출입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 점용 시 안전대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건의하였다.

나웅수 조사관  <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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