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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위험성 평가 및 대책 수립했어야···” 삼성중 크레인 참사 판결 반발
박상권 기자 | 승인 2019.05.09 17:31

지난 2017년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근로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크레인 충돌 사고와 관련, 법원이 사고의 원인은 현장 직원들의 잘못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노동계가 강력 반발했다.

7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2단독 유아람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중공업 전·현직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직원 등 15명 중 골리앗 크레인 신호수였던 이모(48)씨 등 크레인 조작에 관련된 직원 7명에게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유 부장판사는 당시 골리앗 크레인이 이동하면서 고정된 다른 크레인과 부딪쳐 사고가 났다며 골리앗 크레인 조작 관련 직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골리앗 크레인 신호수 이씨와 이씨의 신호지시를 직접 받는 위치에 있던 정모씨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골리앗 크레인 조작 등을 맡았던 최모씨와 현장 작업반장 등 5명에게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240시간을 명령했다.

유 부장판사는 이어 골리앗 크레인과 부딪친 고정식 크레인 운영 직원 3명은 벌금 500만원∼700만원씩을, 현장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직장급 직원 1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유 부장판사는 "사고가 난 곳은 하루에도 몇번씩 크레인이 통과하는 지역이다. 신호수 등 크레인 신호·조작 직원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하는 한편 "회사가 유족과 합의한 점, 부상자 피해 회복에 노력한 점을 고려해 금고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감경사유를 밝혔다.

한편, 업무상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시 조선소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조선소장(전무) 김모(63)씨 등 안전보건 관리직 직원 4명과 삼성중공업 법인에는 무죄가 선고됐다.

유 부장판사는 크레인 충돌방지 장치가 다른 조선소에도 없는 점 등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만 안전규정이 미비해 사고가 났다고 볼 수 없다며 관리자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났다는 점은 입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 부장판사는 당시 안전규정 미비로 크레인 사고가 발생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는 대부분 사고 이후 마련된 지침이며 삼성중공업의 안전규정이 다른 조선소보다 떨어지지 않아 관리직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유 부장판사는 산업·안전 총괄 책임자 등은 전체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등 의무가 있을 뿐 개별 중장비를 관리·감독하고 현장을 직접 확인할 주의·감독 의무는 없어 산업안전관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다만, 안전보건 협의체 운영의무 위반 등 크레인 사고와 직접 관련 없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삼성중공업 법인과 전 조선소장 김씨에게 벌금 300만원씩을 선고했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경남본부는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 판결이다”라며 "삼성중공업 관리자들과 법인에는 전원 무죄 판결을 한 것으로 이 판결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조선업 중대재해 국민참여 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당시 골리앗 크레인은 삼성중공업이 운전과 신호를 맡았고 지브형크레인은 하청업체에서 운영했고 피해자는 모두 메인데크 위 작업을 맡아 수행하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로 사고가 발생한 주된 원인은 원청사업주가 지브형크레인 설치 시 위험성평가를 온전히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또 "원청인 삼성중공업이 구체적으로 골리앗 크레인과의 충돌 위험을 평가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시행하지 않았으며 사고의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원청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내도급 노동자를 동시에 투입해 작업토록 한 점 등을 들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노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에 책임을 지고 있는 원청과 원청 관리자에게 면죄부를 준 재판부의 판결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기소도 되지 않은 사업주 그리고 삼성중공업에 면죄부를 준 이번 판결은 반드시 역사와 노동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절이었던 지난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50분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벽에서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이 고정식 크레인과 충돌하면서 고정식 레인이 무너져 아래에 있던 6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지난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50분경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 벽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고정식 크레인과 충돌하면서 고정식 레인이 무너져 바로 아래에 있던 흡연실과 화장실을 덮쳤고 직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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