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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인 세대 40% 돌파, 국가정책 맞춤형 재설계 필요
박근종 | 승인 2021.10.12 08:30
박근종 칼럼니스트(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나혼산’ 이른바 ‘나 혼자 산다’는 1인 세대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월 6일 발표한 ‘2021년 9월 말 기준 3분기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1인 세대가 936만7,439가구로 전체 2,338만3,689세대의 40.1%를 차지한 데 이어 2인 세대는 556만8,719세대로 23.8%였고, 3인 세대는 400만3,469세대로 17.1%를 차지했으며, 4인 세대 이상은 444만4,062세대로 19.0%로 나타났다. 1인 세대는 해마다 1%포인트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1인 세대와 2인 세대를 합한 비중은 무려 63.9%에 달한다. 또한, 평균 세대원 수는 2.21명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부와 미혼 자녀를 기준으로 마련한 국가정책의 기본 틀이 이젠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 셈이다. 1인 세대 급증에 대비한 맞춤형 국가정책 재설계가 시급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가구’란 생계를 같이하는 생활 단위를 일컫지만, 주민등록상 ‘세대’는 함께 사는 가족도 주택청약이나 세금 절세 등 다른 목적을 위해 세대를 분리한 경우가 종종 있어 ‘가구’ 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202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1인 가구 수 664만3,354가구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실제 혼자 사는 인구보다 행정상 1인 세대로 분리된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향후 사회·경제·문화 등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눈여겨볼 중요한 대목은 단순히 1인 세대의 비율만 늘어난 게 아니라는데 있다. 1인 세대는 연령대별로 70대 이상이 18.6%로 가장 많았고, 60대는 17.7%, 50대는 17.2%, 30대는 16.5%, 20대는 15.7%, 40대는 13.9%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남자는 30대(20.4%), 여자는 70대 이상(28.2%)에서 1인 세대가 가장 많았다. 노년층의 1인 세대 비중이 높은 것은 인구의 고령화가 빨라지고 평균수명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20~30대에서는 직장과 학업을 위하여 의도적인 세대 분리가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고, 40~50대에서는 비혼과 이혼 인구의 증가로 1인 세대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행정안전부 통계는 통계청 가구 조사와는 방식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통계청 조사 결과도 지난해 말 1인 세대가 사상 처음 30%를 넘어서는 등 1인 세대 급증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자 변함없는 사회적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1인 세대의 증가 속도 또한 매년 빨라지고 있다. 1인 세대 수는 2016년 9월 말 738만8,906세대(34.8%)와 비교해 5년 만인 2021년 9월 말 936만7,439세대(40.1%)로 무려 197만8,533세대(5.3%포인트)나 늘어났다. 또한, 작년 한 해만도 44만2,874명의 1인 세대가 새로 생겨났다. 20대가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9월 말 20대 1인 세대는 90만8,713명에 불과했지만, 2021년 9월 말 20대 1인 세대는 147만675명이나 됐다. 5년 새 무려 56만1,962세대가 급증한 셈이다. 20대 전체에서 1인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6년 13%에서 2021년 9월 말 22%까지 늘어났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열 집 중 네 집이 홀로 사는 1인 세대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20대는 5명 중 1명이 1인 세대이다. 옹기종기 모여 살던 전통적인 한국 사회의 가족 개념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전통적인 조부모, 부모, 자녀로 이어진 3대 형태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 형태로 이는 다시 나 혼자 1인 형태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1인 세대 생활 방식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에 맞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4인 세대를 ‘일반적’ 세대 유형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설계해 왔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각종 정책이나 행정 서비스 등을 1인 세대 중심으로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정책 당국은 이제 달라진 현실을 제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유연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세대 구성원의 숫자가 몇이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전체로서도 부분으로서도 고루 만족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수혜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정책 당국이 짊어진 가장 큰 국가적 책무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완수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1인 세대의 대부분은 빈곤에 노출된 취약계층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전 연령대 빈곤율 중 노인 외 연령층의 빈곤율이 10.72%에 불과한 데 반해 노인층은 무려 4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이를 뒤잇는 2030 세대의 청년층 역시 4명 중 1명이 실업자일 정도로 극심한 취업난에 빠져들며 본의 아닌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1인 세대의 급증은 시대변화에 따른 단순한 사회현상으로 치부(置簿)할 일이 아니다. 새로운 사회문제로 무겁고 심각하고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책 강구에 서둘러 나서야만 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빈곤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할 ‘경제 안전판’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최근 코로나19의 경제 충격과 세계 경제의 글로벌 트리플 악재 그리고 가계부채 급증에 편승하여 노인과 청년층의 자살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의하면 작년 출생자는 27만2,400명인데 반하여 자살자는 1만3,195명으로 출생자 대비 자살 비율은 4.84%로 매우 높다.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OECD 국가의 하루 평균 자살자 10.9명과 비교하면 무려 3.3배 이상 높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25.7명을 나타냈다. 2019년(26.9명) 대비 전체 자살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20~30대의 자살률은 2019년 기준 각각 51.0%와 39.0%를 보였으나 2020년에는 각각 54.4%와 39.4%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40~50대 역시 암 질병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는 자살로 나타났다. 따라서 1인 세대의 증가를 구경만 하고 허송하다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는 치둔(癡鈍)의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회적 여건이 달라지고 행정환경이 변한 만큼 그에 맞춘 처방과 대책의 시급성을 깊이 명찰해야 할 것이다. 1인 세대 급증에는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변화와 정서가 녹아들고 반영돼 있음을 각별 유념하고 다각적이고 다층적인 처방과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통찰해야 한다. 주거와 가족정책은 물론 복지와 의료정책 그리고, 사회, 문화, 조세, 교육, 지역 정책 등에서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면서도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맞춤형 대처와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급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청년층은 주거와 취업, 노인층은 의료나 돌봄이 정책의 중심이 되고 우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같은 연령층에서도 성별이나 지역, 재정 여건 등 개인별 상황이 천차만별 다르다. 생애주기별 복지를 확대하는 기본방향을 견지(堅持)하되, 각자 개인별 상황에 따른 복지 수요를 최대한 충족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와 맞춤형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화급(火急)하다.

박근종  칼럼니스트(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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