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호민관 제도  

정부는 올해 7월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을 거쳐 국무총리실 산하에 '기업호민관실'을 공식 출범시켰다. 미국의 '중소기업 옴부즈맨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본인 또한 최근 인천지역에서 기업호민관의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호민관으로 위촉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역호민관들은 지방 중소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서울의 기업호민관실에 전달하고 관련 문제점을 직접 발굴해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가며 개선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지역 유관기관이나 전문가들과 별도의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기업호민관은 3대 단기 전략과 5대 중·장기 과제를 내세운다. 우선 3대 전략은 현장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호민.net'이라는 오프라인 조직을 구성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8개 기관을 협력호민관으로 지정했으며 이들이 민원인 기업 상담 조직을 갖춘 만큼 규제해소 사후문제를 접수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인들이 인터넷 포털 화면에서도 규제내용을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도록 온라인 광장 '규제 2.0'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호민관은 전국에 걸친 규제발굴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고 규제발굴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며 기업의 소리를 정부기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기업현장 규제와 애로를 발굴하기 위해 영업점 현장창구를 통한 발굴 시스템과 함께 피드백 시스템을 갖춰 나갈 것이다.

기업호민관실은 수집된 중소기업 규제애로 가운데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조사권과 의견청취권, 공표권 등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활용함으로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건설과 노동 법률 등 16개 분야마다 1명씩 전문호민관을 선정해 운영하게 된다.

이들 전문호민관은 해당 분야에서 체감한 중소기업 규제 사항을 심층 분석해 기업호민관에 적극 건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전문호민관은 분야별로 별도의 자문위원을 위촉하거나 관련 세미나 개최 등 자율적인 활동을 하며 기업호민관을 포함해 모든 전문호민관은 무보수·명예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무엇보다 기업호민관은 단순히 규제 애로 전달자가 아닌 규제 해결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 현장의 규제 애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한 가지 규제라도 끝까지 해소하려는 열정과 집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관한 각종 규제 해소를 목적으로 탄생한 기업호민관(중소기업 옴부즈맨)을 놓고 앞으로 기업호민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기업호민관이 중소기업에 특화된 규제 애로 해결을 위해 규제 해소에 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줘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현장개혁과 중·장기적인 구조개혁 과제로 나눠 중소기업 규제 애로를 해소할 것이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나 규제개혁위원회 등 기존 기업 규제 해소를 위한 관련 기관들이 있지만 여기서 중소기업 규제에 관한 해소 건수는 해외사례에 비교해 보면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규제 애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가 제대로 해결됐는지 사후적으로 관리하는 옴부즈맨으로서 기업호민관이 민원·감독 업무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결국 핵심은 새로운 독립기관으로서 기업호민관실이 탄생한 만큼 다른 규제 관련 기관과 차별화된 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기업호민관실이 대·중소기업 공정거래 문제 등 다른 기관에서도 다루는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기관보다 앞서 개별 기업 현장을 찾아 기업인들의 현실감 있는 목소리를 듣고 지적에 집중해 규제해결에 앞장서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호민관이 각 분야 전문 호민관들을 통해 중소기업 규제 문제에 전문성을 갖고 접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를 통해 관련 규제 해소를 정부에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선주성 중기중앙회 인천회장·인천지역기업호민관

선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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