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생태통로 252개 중 동물의 습성을 반영하지 않아 제 구실을 못하는 곳이 절반가량이나 된다. 허술하게 지어진 생태통로는 동물뿐 아니라 겨울철 운전자에게도 위협이 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길에서 죽은 야생동물 수는 총 5,737마리. 이중 고라니(2,230마리)와 너구리(1,142마리)처럼 몸집이 커 사고 발생 때 운전자에게 치명적 위험을 줄 수 있는 개체의 비율이 40%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로드킬은 봄·가을에 집중돼 있지만 고라니 등 주요 포유류의 경우 번식기인 10~12월에 몰려 있다. 요즘같은 겨울철 운전이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립환경과학원 최태영 박사는 “이 시기는 새끼 고라니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동시에 짝짓기도 시작해 이동이 잦아져 로드킬이 급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자 생태통로를 설치했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네델란드, 프랑스, 미국에 이서 세계 네 번째로 생태통로가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통로가 들어서는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생태통로에도 불구하고 로드킬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통로를 개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사전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야생동물이 도로에 다가 올 경우 경보를 울려 쫓아낼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협회는 “로드킬 대상 동물들의 번식기와 환경영향평가 시기를 일치시켜 환경친화적 생태통로 건설에 유리한 점이 많다”며,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밝혔다.

김명수 차장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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