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다가올 장마철에 대비하기 위해 재해 예방공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재해피해가 없었던 곳인데도 예방 공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땅을 파헤치는 등 예산낭비와 오히려 피해를 확산시키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계곡에서는 포크레인을 이용한 하천바닥을 캐내는 작업이 한참이다. 계곡의 자연하천 1.2km 구간 가운데 500m가 파헤쳐져 인공정원처럼 만들어졌다.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 측은 계곡 양쪽에 제방을 쌓기 위한 하천 정비 작업이라고 설명했지만 해운대 주민들은 원상태의 계곡을 일부러 무너뜨려 가면서 작업을 하는 방식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속되는 공사로 숲과 바위 풀 등이 본연의 모습을 잃었으며, 계곡공사로 흙탕물이  하류에 위치한 대천호수로 흘러들어 호수도 엉망이 됐다는 설명이다.
관할 해운대구청은 폭우로 인해 유실된 계곡 하천을 보강하고 재해예방을 위해 예산 1억 2천만 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 중인 이곳은 매년 재해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연하천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대규모로 이렇게 정비하는 것은 예산낭비형 하천정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문교수단과 환경단체가 지속적으로 공사무용론을 제기했지만 예산 조기집행 방침과 맞물려 올 1월말부터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장마철, 정부의 늦장 대응과 불필요한 예상낭비로 인해 또다시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글┃유주희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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