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236억 여원을 들여 수입 구급차 118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차체가 커서 좁은 골목길에서는 무용지물인데다 수리비용도 많이 들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수입 119구급차는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모두 18대. 이 가운데 서울 시내에는 현재 3대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입 119구급차의 경우 차량 폭은 약 2m, 높이는 2m 85cm, 길이는 5m 93cm라는 큰 몸짓 때문에 좁은 도로나 교통체증 시 신속하게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 119구급차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시내 소방서의 한 구급대원은 "내부 공간이 넓어 구급대원이 활동하기에 편하지만 차체가 커 좁은 골목이 많은 주택가나 재래시장 등에는 구급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단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리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방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독일에서 부품을 공수해 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수입 구급차를 운전할 때 심장이 떨린다"고 말했다.
결국 빠른 시간 안에 환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119구급차의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소방방재청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2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18대의 수입차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구조구급과 관계자는 "수입 구급차의 차체가 크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구급차 내부가 응급실 수준으로 넓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장비과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발된 진동 완충장치를 국내 사정에 맞게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한국형 소방장비 개발은 진행하고 있지만 '골목길형'이나 '국내도로형' 119구급차 개발에 대한 논의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결국 소방방재청이 1대 당 2억 여원을 들여 수입할 '선진형 구급차'가 실내 공간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도로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골목길에서 무용지물과 다름없는 셈인 것이다.


글┃김명수 차장 kimms66hd@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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