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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로 운전했지만 '업무상 재해'··· 판결 이유는?
김재호 기자 | 승인 2024.04.29 15:48
사진=인터넷 캡처 | 서울행정법원

무면허 상태로 건설 현장에서 정비되지 않은 도로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숨진 경우,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면 운전자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사고로 숨진 A씨는 2021년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 공사 현장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남은 흙을 다른 현장으로 실어 나르는 운반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A씨는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지만 회사가 그를 공사 현장에 배치한 것이다.

사고 당일 A씨는 오전 7시경 회사 차량을 운전해 공사 현장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당시 현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A씨가 사고 직전 작업 담당자에게 전화해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정상적으로 작업하겠다"는 보고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날 A씨는 커브 길에서 핸들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고 직진하다가 난간을 들이받고 배수지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유족은 2022년 4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를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가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며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한 중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기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청구를 거절했다.

유족은 공단의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배정받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어느 모로 보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A씨의 음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나 전방을 주시하지 못한 과실이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주었더라도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운전 면허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A씨는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실상 능력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그렇기에 "무면허 운전 행위가 사고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가 본래 업무를 수행하던 중 통상적인 운행 경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발생 과정에 업무 외적인 동기나 의도가 개입됐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재판부는 "사고 현장은 미개통된 도로로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노면이 젖어 매우 미끄러웠고 조명 시설 등 안전 시설물은 없었다"며 "어두운 새벽 시간 한 공사 현장에서 다른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는 근로자가 안전에 관한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전형적 위험이 현실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 현장이 안전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인 반면 A씨의 무면허 상태 등은 직접 원인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 판결은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됐다.

김재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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