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인플루엔자의 공포 때문에, 독감예방주사를 찾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늘고 있다.
그러나 예방을 위해 접종한 독감 백신을 맞고 열흘 사이 5명이 잇따라 사망하자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망자 외에도 77세와 91세 노인 여성 2명이 백신 접종 후 뇌졸중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추가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예방 접종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망 사례들이 백신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이다. 그 근거로 우선 5명의 사망자가 맞은 백신의 로트(lot·동일한 균주 원액으로 제조하는 생산라인)번호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통상 한 로트에서 백신이 6만~15만개 나오는데, 백신에 문제가 있었다면 동일 로트번호 백신을 맞은 다른 사람에게서도 이상 반응이 나타나야 한다.
독감 백신은 활동성이 없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의학적으로 백신이 심장·뇌 등 인체 주요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이상 현상의 원인을 접종방식의 문제에서 찾았다. 최근 일교차가 큰 쌀쌀한 날씨에 군사작전을 펼치듯 보건소마다 하루 1000~2000명씩 장시간 기다리게 한 후 접종하는 방식이 화근이라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동(洞)이나 면(面) 단위로 무료 접종 대상자를 날짜별로 안배해 차분하게 접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오히려 백신 부족 소문이 나면서 건강에 예민한 노령층의 ‘백신 접종 조급증’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
한 예로 서울시 강남구·서초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접종 대상자들에게 바우처(무료 접종 카드)를 주어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백신을 맞도록 했다. 접종 의료기관을 다양화해 보건소 집중을 방지한 것이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는 사망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독감 백신을 안전하게 맞으려면 몇 가지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전화로 보건소에 접종 가능시간을 문의하거나 예약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접종하러 갈 때 옷을 두툼하게 입어 체온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접종 후 20~30분 보건소에 머물며 급성 이상 반응이 생기는지 체크한 후 귀가해야 한다.
접종 후에는 과로를 하거나 무리한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하며, 열이 나는 등 컨디션이 나쁘면 접종을 연기해야 한다.


글┃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safe6119  stjlovely@naver.com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