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두 환
                                                                             국회의원

극심한 정체로 고속도로가 제 이름값을 못 함에 따라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회에서는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유료도로를 최저속도 이하로 운행하게 될 경우 통행료 감면을 약속하는 이 법안이 운전자들의 불만을 얼마나 해결해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한국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제한속도’ 관련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속도로 24개 노선(총길이 2,874km) 중 8개 노선에서 법정 최저속도에도 못 미치는 통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정체가 가장 심한 영동선 신갈~호법(31.4km) 구간은 주말 저녁 시간(20~21시) 26km/h로 법정 최저속도 50km/h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다른 고속도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국회건설교통위원회 윤두환 의원은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료도로법 개정안은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최저속도 이하로 유료도로를 운행하게 될 경우 통행료를 감면하고, 건설유지비총액을 초과한 유료도로의 통행료를 폐지하거나 감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윤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유료도로법은 다른 길을 이용했을 경우보다 당해 유료도로의 통행으로 인하여 시간과 비용에 있어서 현저히 이익을 받았다는 이유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만큼, 제설 및 교통체증 등 관리소홀에 따른 최저속도 이하로 운행시에는 속도가 떨어짐으로 줄어드는 이익만큼 통행료를 감면하는 것이 지극히 타당하고, 건설유지비총액을 초과한 유료도로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통행료를 폐지하거나 감면하는 것이 수익자부담원칙에 부합한다”고 밝히며 “열차나 비행기가 연착시 요금을 환불해주듯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된 고속도로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통행료 폐지나 감면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각종 사고를 비롯하여 휴일이나 명절 등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시기에는 통행료 감면으로 이용자의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울산-언양 간 고속도로의 경우는 통행료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유료도로법 개정안 발의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반응도 일단은 긍정적이다. 비록 시기적으로 볼 때 ‘대선 공략용’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어쨌거나 고속도로 통행료를 인하한다는 데에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유료도로법 개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차가 막히는 것도 모자라 통행료까지 징수하는’ 상황을 ‘차가 막히면 통행료를 깎아주는’ 상황으로 바꾸는 법률일 뿐,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기준에 대한 논란이나, 통행료를 차등 징수하는 과정에서 정체가 더 심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첫 술에 배부르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지만,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인 만큼 보다 근본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고속도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톨게이트 통과 시간 단축’이나 ‘차량 분산’ 같은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지만, 동시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또한 그것이 정부의 역할임을 기억해야 한다.

류상근 기자 safe@safe119news.com

safe119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