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로 인한 ‘피해복구 특별법’ 국회 통과

지난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재해위험 개선사업 및 이주대책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소방방재청은 이를 통해 상습침수지역과 재해 위험지구 등의 정비·개선사업 추진 활성화에 필요한 법적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번에 통과된 「재해위험 개선사업 및 이주대책 특별법」에 대한 제정취지를 급격한 도시화·산업화와 범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점차 대형화·다양화되는 추세이며, 전국 719개소의 상습침수지역과 재해위험지구 673지구를 정비하기 위한 사업비가 12조 6,83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단기간에 정부재정만으로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 이를 해결하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위와 같이 사업추진이 장기화되면 그에 따라 반복적으로 침수피해지구가 발생할 것이며, 주민들의 불안해소를 위해서도 민자유치 등 사업비 재원의 다양화 및 투자규모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으로는 상습침수 상가·주거지역 등 인구 고밀지역의 대부분이 개발 관련 법령의 규제 등의 사유로 근원적 개선사업 추진이 어려운 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자 수해상습지역 지역 등에 대한 적극적인 해소대책의 일환으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제정 법률의 주요내용으로는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사업시행자는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이 법인 ‘민간기업 및 금융기관’과 함께 설립한 법인으로 확대 ▲재해위험개선사업 시행자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지역 등 재해발생지역을 조사해 소방방재청장 또는 시·도지사에게 재해위험 개선사업지구 지정신청을 하도록 하고, 사업시행계획 승인을 받아 사업추진 ▲재해위험 개선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사업 시행자가 시행계획의 승인을 얻은 경우 소방방재청장 또는 시·도지사가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사항에 대해 건축법 등 38개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의제 처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재해위험 개선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업시행자에게 개선사업지구 안에 있는 기업에 임대하는 부지의 조성과 의료시설·교육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의 설치에 필요한 자금 등 그 소요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 민자유치가 어려운 개선사업지구에 대해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함 ▲지방자치단체장은 집단이주단지 조성이 필요한 수해복구 지역의 사업시행자에게 수해복구비로 지원된 마을기반 조성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수재민의 조기 생활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앞으로 제정 법률의 제도 시행을 위해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에 대한 시행령·시행규칙을 조속히 제정하도록 할 것이며, 개선사업지구의 지정 신청과 절차, 사업계획·시행계획 수립 방안 등 개선사업 추진을 위한 시행지침 등을 조속히 마련해 사업시행자에게 보급함으로써 사업추진 활성화를 유도하여 위험지역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한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방방재청의 웬만한 노력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우선 재해복구 사업은 매년 문제시 되는 것임에도 이번에도 보여 주기식의 법안들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이 거세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3일 소방방재청 문원경 청장이 지난해 수재민 위로금으로 배정된 수해복구비 예산 가운데 일부를 직원 경조사비로 사용한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및 호우피해 복구비로 791억 원을 배정받았으나 이 가운데 ‘복구현장 방문 주민위로 및 관계자 격려’ 명목으로 배정된 업무추진비 1억5,000만 원 중 9,062만 원을 직업 업무추진비로 전용했다.
전용된 예산은 경조사 축·조화 구입비, 명절 선물구입비, 직원 송년회식비 등 일반 업무추진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피해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관계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의지할 곳 없이 구멍 뚫린 하늘이 막히기만을 바라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소방방재청은 수박 겉핥기식 행정이 아닌, 기초공사부터 탄탄히 하는 내실을 길러야 할 것이다. 무너져버린 국민의 신뢰를 위해서도 또다시 고통 받을 수재민들을 위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바른 행정을 펼칠 소방방재청을 기대해 본다.

차미경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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