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의료기관 입원제도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수단으로, 가족 간 갈등 해결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강제입원’ 제도를 오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신보건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지자 곳곳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은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한 정신요양시설 입소자 현황 및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현황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7년 6월 말 현재 정신요양시설 입소자 11,018명과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54,338명 등 총 65,356명이 입원(이하 입원과 입소를 구분하지 않고 입원이라 함) 중이며, 그 중 강제입원은 90.6%인 59,223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신요양시설과 정신의료기관 모두 종류별 강제입원 중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등 가족에 의한 보호의무자 입원이 각각 69%, 76.4%로 가장 많았다.
특이 사항으로는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무연고 입원이 18.7%로 정신의료기관의 7.8%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반면,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자녀가 부모를 입원시킨 비율이 12.3%로 정신요양시설의 5.4%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시설별로 강제입원율의 차이가 컸는데 전체 54곳 중 강제입원율 100%인 곳이 15곳(27.7%), 95% 이상인 곳이 39곳(72.1%)이었고, 자의입원율이 10% 이상인 곳은 5곳(9.2%)에 불과했다. 한편, 자의입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 동두천요양원으로 41.7%에 달했다.

김 의원은 “현행 정신보건법상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요양시설에 강제입원한 경우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만으로 퇴원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헌법(제12조)정신에 위배된다”며 헌법에 비추어 볼 때 강제입원 자체가 인권침해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강제입원한 정신질환자는 정신보건심판위원회에 퇴원 요청을 의뢰할 수 있으나, 현재 정신보건심판위원회의 퇴원 명령률은 2~3%에 불과하며, 강제로 입원한 경우 가족 등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입원이 장기화될 우려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신의료기관 입원 정신질환자들은 건강보험환자보다는 의료급여수급권자가 많아 연간 5천여억 원의 의료급여재정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으며, 이러한 재정부담은 정신질환자 수와 정신의료기관 병상 수 증가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 정신의료기관, 정신요양시설, 사회복귀시설, 정신보건센터 등 분절화된 정신보건시설에 대한 기능을 통합하고 응급서비스 기능을 갖춘 통합형 정신보건서비스기관의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며 국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높은 강제입원율 문제와 관련해 “향후 추가 자료 요구를 통해 정신의료기관별 자의입원율과 강제입원율을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강제입원율을 낮추는 한편, 자의입원율이 높은 정신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 대해서는 수가인상이나 운영비 추가지원 등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자의입원율을 높여가야 한다”는 김 의원의 대안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많은 강제입원율을 낮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강제입원으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는 만큼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점점 커져가는 논란의 불씨가 탁상공론의 재가 되어 스러지지 않도록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류상근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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