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 보험은 태풍, 호우 대설 등 풍수해에 대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험료의 일정부분 부담으로 국민은 저렴한 보험료로 현실적 복구비에 상당하는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시작 할 때의 기대와는 달리 5% 가입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소방방재청이 2007년 6월을 기점으로 조사한 결과 1·2차 시범 사업 17개 지역의 풍수해 보험 가입대상 40만 4,224명 중 가입자는 5%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정부가 국고에서 일단 지원하고 예산이 부족하면 추가편성까지 하는 관행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지원한 피해복구비는 모두 25조원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규모는 실제 피해규모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둘러싼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 돼 왔다.
2005년 당시 소방방재청(청장: 권욱)은 위의 심각성을 숙지하고 이미 미국을 포함해 선진국에서 진행 중인 ‘풍수해 보험’을 도입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1973년 홍수해재해방지법을 제정, 위험지구 내 건물에 융자를 받거나 저당설정을 하려면 반드시 홍수보험에 가입 하도록 했다. 사유시설에 대한 피해를 직접 지원이 아닌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보험을 통해 지원하는 간접 방식이선진국들의 정책방향이다.
우리나라에서 추진 중인 풍수해 보험은 주택과 온실(비닐하우스 포함), 축사가 풍수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 보험가입자가 선택한 보험가입금액에 따라 복구비의 50∼90%를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지난 2006년 전국 9개 시·군지역에서 시범적으로 판매된 후 가입대상 지역이 현재 31개 시·군·구지역으로 확대된 상태다.
금감원 이우철 부장은 “내년부터 현재 무상지원이 되지 않는 공장, 상가 등 소상공인 시설 및 내부설비, 가재도구 등에 대해서도 풍수해보험을 통해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주택과 온실, 축사의 경우 가입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말 현재 풍수해보험의 보험료 수입은 10억2,870만원(정부 보험료 지원액 7억 2,400만원포함)으로 8,568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를 보상해주는 풍수해보험이 2006년 7월 13일 최초의 보험금 수령 대상자가 나왔다. 수령자는 경북 예천군 보문면 승본리 신각균씨로 밝혀졌다.
이번 태풍 에위니아(06‘ 7.9∼10)피해로 7월 13일 오전, 주택이 전부 전파된 신각균씨는 불과 태풍 피해가 발생하기 4일 전인 7월 5일 풍수해보험 설계사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총 보험료 28,000원, 본인부담 9,800)해 1,500만원(추정액)의 보험금을 수령 만일에 대비하는 보험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실감하게 된 사례의 주인공이 되었다(미 보험자의 경우 정부 지원금 9백만 원)

전문가들은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가입률이 낮은 이유를 “정부가 보상해 줄 것이라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자연재해로 인해 생활터전을 잃은 국민에게 생존권 보장차원에서 복구비 기준액의 30% 내외를 지원해 주는 피해지원제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민들은 자신의 돈을 내면서 보험을 드는 일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은 국민들이 정부에게 가지고 있는 불신으로 생긴 오해라고 말한다. 실제로 해가 거듭 될수록 정부 측에서는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개정 법안을 내세우고 있다.
관계자들은 효과적인 보험과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식전환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풍수해 보험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풍수해보험관리지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도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천 범람률을 전국 840개 수자원 단위별로 계산한 것인데, 이 같은 지도가 갖춰져야 합리적인 보험료율 계산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식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 생활수준의 개선 등으로 피해액은 매년 늘어나지만 정부의 재원은 한정돼 있다.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피해를 정부가 보상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소방방재청에서는 ‘풍수해보험’은 국가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보상을 국민들이 받기 위한 일환이라고 거듭 강조하고있다.
체계적인 시스템 정착과 올바른 홍보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좋은 혜택의 기회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차미경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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