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4월 사용자 처벌 조항을 담은「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령」을 개정, 유사석유제품임을 알고 사용한 자에게 최대 2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경제성 높은 유사석유를 단순히 ‘정부의 세수 확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사석유 대대적 단속, 형사처벌 등 강력조치

산업자원부는 경찰, 석유품질관리원과 공동으로 도로변 유사석유 판매소 총 1,578개 업소를 특별단속한 결과, 374개 업소를 적발·형사처벌 조치했다고 밝혔다. 1,204개 업소의 휴·폐업을 확인하고, 사용자 106명에게는 과태료 50만 원씩을 부과했다.
산자부는 이번 유사석유 사용자 처벌 특별단속으로 유사석유 판매행위의 약 76% 정도가 감소했으며, 이러한 성과를 정착시키기 위해 향후 경찰청, 시·도 등과 합동으로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속된 업소의 재영업 방지를 위해 적발업소 및 휴업 판매소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누범 업체 처벌수위를 한층 강화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산자부는 “유사석유제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그 폐해를 인식해 스스로 사용을 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민의식 요구 이전에 타당한 근거 제시해야

단속과 처벌 기준이 강화된 이후 유사석유의 길거리 판매는 감소했지만, 아는 사람을 통해서만 매매하거나 판매소를 위장하는 등 단속을 피하는 수법은 날로 교묘해져 여전히 유사석유가 대량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유사석유 제조·판매·사용이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득 때문이다. 정부가 아무리 ‘성숙한 시민의식’ 운운해도 비싼 유류세 부담을 지지 않는 유사석유는 제조·판매자 입장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유사석유 제조·판매·사용자들은 정부가 ‘세금포탈’ 외에 유사석유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자동차의 성능 저하’나 ‘환경오염물질 배출’에 대해서도 나름의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현모 씨(24, 의정부시)는 “아버지께서 한때 유사석유를 취급하셨는데, 혼합 배율만 정확히 지킨다면 아무 문제도 없다. 실제로 당시 5년 가까이 유사석유를 사용했지만 자동차의 성능이 저하됐다고 판단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었다”며 “솔직히 정부에서 세수 감소를 우려해 유사석유 사용을 제한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현 씨뿐만이 아니다. 현재 유사석유가 유발하는 문제들은 시중에 ‘불량 유사석유’가 유통되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유사석유의 경우 오히려 휘발유보다 연비가 높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웹상에서도 유사석유 옹호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분석과 반박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세수 감소’를 우려해 유사석유를 단속한다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단순히 유사석유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할 뿐, 유사석유를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 폐해를 인식해 스스로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 폐해’가 무엇인지는 가르쳐주지 않은 셈이다. 때문에 유사석유 단속 이유가 ‘세금’ 때문이라는 인식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루한 ‘유사석유 세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논리적으로 보다 성숙해야 한다. 국민 스스로 유사석유 사용을 자제하길 바란다면 ‘불법이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허술한 논리 대신 ‘혼합 배율이 정확한’ 유사석유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선행하지 않는다면, 단속을 강화한다 해도 유사석유 유통을 막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수희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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