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설업체의 응급차가 관리 소홀로 인해 감염에 노출되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소방방재청이 관리하는 119구조대 차량도 안전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문제시 되고 있다.

응급차는 움직이는 응급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응급차 즉 앰뷸란스를 이용하는 환자의 대다수는 촉각을 다투는 중상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초 영국에서 위생상태가 불량한 앰뷸란스가 항생제 내성이 강한 치명적인 포도상구균(MRSA)의 감염경로가 되고 있다는 보도로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이 보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조사가 들어갔고 그 결과는 영국의 그것과 같았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구급차는 5,348대이며, 이 중 119 구조대가 23.7%를 차지하는 1,267대이고 응급 및 일반의료 기관 57.3%(3,065대), 사설이송업체가 운영하는 구급차는 12.3%인 660대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결론만 말한다면 119 구급차와 병원 응급차, 사설이송업체 중 제대로 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설이송업체 앰뷸란스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응급환자이송단 관계자는 “보통 앰뷸런스를 소지하고 있는 사설 이송업체 등에서는 차 안에서 알콜을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의료 장비나 이동침대와 같은 곳에 소독 등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한 사설이송업체 측에 전화해 따로 기구들에 대한 소독이 이루어지냐는 말에 업체 측에서는 “환자에 직접 닿는 링거 바늘 등은 항상 새 것을 사용한다. 크게 비위생적인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송 침대의 시트는 얼마마다 한 번씩 가느냐는 질문에는 한참을 다른 직원과 얘기하다가, “피를 흘리거나 하면 바로바로 갈지만 굳이 많이 더럽지 않은 환자를 옮길 때는 이송 횟수에 따라 간다”는 대답을 해 왔다.

전문가들은 현재 앰뷸란스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사설이송업체에 대한 문제, 특히 이송료나 지도감독을 더욱 강화해야만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사설이송업체 관리는 소속 시·도에서 자체 단속으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의례적인 단속과 위반사항이 발견되더라도 가벼운 과태료 처벌만 받고 있어 제대로 된 문제점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사설 업체뿐 아니라, 소방방재청이 관리하고 있는 119구조대에서도 일어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년 전부터 119 전 차량에 감염방지를 위해 구급차량 소독기를 배치해놓고 있으며, 안전관리에 대한 치침을 마련해놓고 주 1회 의료장비나 내부소독을 하도록 돼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의료 장비 중 마스크나 장갑 같은 경우는 1회용이기 때문에 감염될 일이 전혀 없으며, 또한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을 때는 수시로 소독하고 있어 감염에 대한 부분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의료진들의 얘기는 다르다. 119 구급차의 경우 1년에 2번 정도 정부로부터 의약품이나 의료 소모품을 받고 있는데, 이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1회용으로 지급되는 마스크나 장갑을 재활용 하고 있는 경우도 꽤 많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서 종사하는 다른 관계자는 “1주일에 1번 소독하는 것을 자랑삼아 얘기하는 상황이 당황스럽다”며, “1주일에 한 번 하는 119구급차나, 한 달에 2~3번은 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설이송업체나 다를 것이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앞에서 언급된, 앰뷸란스에서 감염될 수 있는 MRSA(내성 포도상구균)는 신병 병원균으로서 백혈구를 공격하는 PVL이라 불리는 독소를 생산하는 치명저인 균으로 수술상처부위나 주사부위, 구강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응급차를 이용해 이송되는 환자는 대부분 면역력이 약한 상태인데다 MRSA균에 노출까지 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거나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심한경우 MRSA는 패혈증이나 폐렴으로 이어져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생명을 이송하는 차량이, 더욱이 ‘SAFE KOREA’를 외치는 소방방재청의 허술한 관리는 환자의 건강은 물론 국민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관계당국은 사설업체의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소방방재청 역시 119 구급차 위생관리와 더불어 장비보유에 대한 예산 측정 등을 높여, 돈 때문에 위생을 등한시 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글 |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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