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은 소방산업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6일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 등 소방산업 진흥관련 법령을 시행하는 등 역할 수행에 들어갔다.
소방산업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예산도 준비되지 않은 채 발표만을 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월 8일 한국소방검정공사는 「소방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 따라 명칭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 바뀌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개원행사를 열었다.
이는 실제로 소방방재청이 현 정부의 최대 역점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안전 분야의 핵심 산업인 소방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발전시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함은 물론,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소방산업 진흥사업에 첫 발판이라 볼 수 있다.
개원 선포에 따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 명칭을 변경한 한국소방검정공사는 기존 공사 업무를 승계하는 한편, 소방산업 지원 및 국제협력, 고객정보관리업무 등을 담당할 산업진흥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진흥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6월 5일 제정·공포된 「소방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 12월 6일자로 시행되면서 영세한 소방산업 육성과 소방안전기술의 진흥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 소방방재청의 입장이다.
또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최근 위기 속에서 오히려 소방산업 발전을 위한 차별화된 진흥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해, 국내 소방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7,871개 소방산업체는 독립적인 공제조합이 없어 이행보증보험료 과다지출, 사업자금의 융자, 신용보증 등 상호부조 및 자율적 경제활동이 어려워 영세한 소방산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감안해 소방방재청에서는 최첨단 장비개발 및 소방인력의 기술향상과 사업자금의 대여 및 투자, 채무보증, 이행보증 등 소방산업체의 안정적 경영을 도모하기 위한 ‘소방산업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그 첫걸음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지난 15일 발족했다.
국내 소방산업의 정확한 실태분석을 통한 문제점과 그간 추진실적을 살펴보면, 08년 10월말을 기준으로 국내 소방산업체의 수는 총 7,781개 사이며 연간 시장규모는 약 11조 2백억 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소방산업체 중 자본금이 10억 원 이상인 업체 수는 약 15%에 불과하고 회사 설립 후 10년 이내에 도산 또는 폐업하는 경우가 약 86%에 이르고 있다. 또한 본지 12월 호 심층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미국 등 선진국의 소방제품에 비해 기술경쟁력에서도 뒤떨어질 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국제원유가 상승 및 원자재가 급등으로 국내 투자가 위축돼 내수시장 불황과 건설업계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더 심각한 것은 국제표준화 미흡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워지고 덤핑경쟁마저 빚어져 소방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러한 국내 소방산업의 현 수준을 진단하고 향후 발전방향 등 주요 소방산업 진흥정책 중점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소방산업체의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 소방산업체와 지정대학(교)간 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으며, 소방산업 전반에 관한 최신정보 수집·조사·보급 및 민·관 연계체제 강화를 통해 열악한 소방산업 체질개선과 소방선업 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소방산업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개척지원은 물론, 아시아소방검정기관협의회(AFIC) 운영 활성화를 적극지원 해, 각 국에 국내 소방기술력과 검정제도 전파로 해외 수출 개척지원 등 국제적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다수공급자 물품계약제도(MAS)’ 적극 도입·시행 등 가격이 아닌 품질중심의 소방자동차 구매제도를 개선하고 ▲소방시설공사의 도급질서 혼란 ▲하도급으로 인한 저가수주 ▲부실시공 방지 및 공사비 절감 ▲소방시설공사업체 공가수주(입찰자격) 기회 제공과 전문성 확보 등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제를 도입·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소방제품의 획일적인 ‘국가검정체계 개선’ 및 민간부문의 신기술 도입 활성화를 위한 신제품(NEP) 인증제 도입 등 소방제조업체의 자율적인 품질관리 능력 제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등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표준화 미흡에 따른 현실을 감안해 소방용품 대표성·수출연계성·외국규격적응성 등 감안, 제품군별 주력 제품을 선정 후 단계별 검정기준 국제화를 추진하고 ▲소방시설공사업  등록기준장비를 필수, 일반장비로 구분하고 ▲제품 디자인을 제약하는 검정기술기준 규격을 과감히 폐지해 소방제품 블루오션 시장 주도권 우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계획 有, 예산은 無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9년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여주기식의 정책발표가 아니냐는 비난의 소리도 일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소방산업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예산이 확보 돼야만 시행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시행령만 발표한 채 사업자체는 기약 없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은 올 해 예산을 약 22억 원으로 산출하고 있으며, 법률의 제정과 함께 관련 용역발주 등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 같은 비난에 소방방재청관계자는 관련 법률이 6월에 제정·공포되면서 연초에 수립하는 중기사업계획에 반영하지 못해 예산 확보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방산업진흥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과 촉구가 돼왔던 부분인 만큼 가벼운 정책이 아님에도 미흡한 준비와 섣부른 정책 공개를 한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산업은 이제 더 이상 국가 내 사업이 아닌 글로벌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소방방재청의 정책 발표가 지속성을 가지고 연구·개발돼 소방산업선진국으로의 도약에 차질이 없길 기대해본다.

글 |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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