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대학로 서울역 인근에 가면 먹자골목이나, 유흥업소가 밀집된 곳에서 고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과 비슷한 장면이 대낮에도 쉽게 연출된다. 하지만 이들이 홍보하는 것은, 음식점도 술집도 아닌 ‘헌혈’이다.
매년 혈액인구가 줄어든다는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입장을 증명이라도 하듯, 헌혈홍보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의 머릿속에도 ‘피 부족’이라는 이미지가 새겨진지 오래됐다.
그러나 막상 시민들의 비협조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던 적십자사가 정작 뒤에서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혈세를 빼돌리고, 혈액수급자에게는 생명의 끈이나 다름없는 혈액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등 그간에 횡포 아닌 횡포가 줄줄이 밝혀지면서 혈액관리 시스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번에 논란이 일고 있는 혈액관리시스템의 시작은 지난 해 9월 적십자가 헌혈금지 약물복용자 정보제공이 08년 4월로 전면 중단된 것이 밝혀지면서 부터다.
헌혈금지약물복용자 정보제공은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2006년 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혈액안전을 위해 혈액관리법에서 금지약품으로 규정하고 있는 약품 복용자에 대한 사전정보를 제공해 헌혈부적격자로 관리토록 제안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04년부터 2007년 6월까지의 헌혈금지약물 복용자 566만 2,972건과 추후 매주 단위로 헌혈금지 약물 복용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이 지시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7년 8월 28일부터 적십자사에 헌혈금지복용자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동안 이러한 자료 제공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는 점과 개정 이후 자료제공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정보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돼왔다. 이와 같은 지적이 지속됨에 따라 지난해 4월 10일 적십사의 요청에 의해 공공기관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심의결과, 헌혈금지약물복용자 이용이 타당하지 않다고 결정됐고 후속조치로 법 개정 이후의 자료에 대해 폐기할 것이 통보됐다.
이로 인해 적십자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지난 4월 10일부터 2007년 11월 이후 아무런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어, 헌혈금지약물복용자의 헌혈에 대해서 사전 배제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치 후 지난 4월부터 8월말까지 금지약물을 복용한 2,546명이 헌혈한 혈액이 환자들에게 수혈된 것으로 보건복지가족부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헌혈한 사람이 338명으로 심각한 실정이다. 이들의 혈액은 608명에게 수혈됐고, 수혈을 받은 사람 중 임신이 가능한 가임기 여성이 56명이나 됐다.
사생활침해와 개인정보유출을 막기 위함이라고 행정안전부는 주장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어떤 것이 먼저인지, 또한 대체할 만한 대안은 준비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 식 행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혈부작용 42% 원인조차 찾지 못해…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금지약물을 복용한 혈액만 불안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에이즈), C형 감염 등 수혈로 인한 부작용 의심이 최근 3년간 93건이나 발생했지만 5건 중 2건은 원인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혈액관리가 엉망으로 되고 있다는 점도 조사결과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는 2006년 2월 혈액안전감시팀을 신설, 의료기관으로부터 보고된 수혈 부작용에 대해 추적조사를 한 결과, 특정수혈 부작용 의심보고는 2006년 53건, 2007년 28건, 2008년(10월기준) 13건 등 93건으로 보고됐다.
이 중 C형간염이 7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HIV감염의심보고가 7건, B형간염 7건, 매독 감염 4건, 말라리아 감염 1건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혈 부작용으로 확인된 사례는 C형간염 2건과 B형간염 1건이 유일하다. 총 93건 중 39건(41.9%)은 아직까지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조사 불가(31건)’이거나 ‘추가조사(8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감염의심 헌혈자들이 채혈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두절됐을 경우,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조사 불가’ 판정을 내리고 관련 사실을 의료기관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혈액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의 목소리는 높이면서 정작 불량혈액이 아닌 정상 혈액 또한 연간 10만 건이 관리 소홀로 폐기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가족부 심재철 의원이 한국적십자협회로부터 받은 ‘부적격 혈액 처리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15만 건의 혈액이 채혈 이후 부적격으로 처리되고 폐기된 혈액 또한 연간 10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격 혈액건수는 2006년 15만8,031건, 2007년 10만4,662건, 08년 상반기에만 6만6,182건을 포함하면 최근 3년간 28만1,903건의 혈액이 폐기됐다. 물론 이중 채혈 후 혈액선별검사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가 최근 1년간 전체 15만3,400건 중 12만1,392건(79.1%)으로 가장 많았지만 보전기간 경과 6,456건, 혈액용기의 밀봉 또는 표지파손 906건 등으로 혈액관리 부실로 인해 버려지는 혈액의 양도 적지 않다.
보통 이렇게 관리시스템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 마다 변명거리로 나오는 말은 “예산 부족”이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이와 같은 변명도 할 수 없는 입장에 놓였다.
작년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2005년 혈액 백(BSD bag)교체와 다회헌혈자를 위한 건강검진권을 지급한다는 목적으로 받아간 국세를 이에 사용하지 않고 엉뚱한 데에 사용, 약 4,300여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익금을 취득한 것이 밝혀졌다.

혈액 백 4년간 교체 안 해 50억 원 이상 부당이득 챙겨

대한적십자사는 혈액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BSD백(샘플채취관부착 혈액 백)으로 교체하겠다며, 지난 4년간 건강보험공단과 환자들로부터 약 55억 원의 혈액수가를 더 받아내고도 지금까지 혈액 백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적십자사가 헌혈 시 사용하고 있는 기존 혈액 백은 헌혈자의 혈액에서 직접 샘플을 채취해 에이즈 등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액이 혼합된 혈액을 검사하는 것으로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반면 샘플채취관 부착 혈액 백은 별도의 샘플채취관이 부착 돼 있어 항응고액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혈액에서 검체를 채취하므로 더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추진됐다. 이밖에도 채혈 부위로부터 오염을 막고, 검사종류가 증가해 검사에 필요한 검체 수가 늘어나더라도 검체용 혈액을 따로 분리해 채혈하므로 혈액 백의 혈액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혈액량이 표준화 되며, 헌혈자가 채혈바늘에 찔리는 것도 막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어 일본과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사용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적십자사는 이미 2004년부터 혈액 백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 검체체취관 부착 혈액 백에 대한 품질조사, 원가계산 전문기관의 용역 의뢰 및 제조업체와의 상담을 통해 교체비용을 산정하고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도(구 보건복지부)도 혈액수가 인상을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혈액수가가 인상된 2005년은 물론이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BSD백으로 전면 교체를 하지 않았다.
적십자사가 이애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혈액 백 교체를 위해 2005년 2월부터 헌혈자 1인당 900원씩 혈액수가를 인상함으로서 적십자사는 2005년에 약 13억9천만 원, 2006년에 약 14억8천만 원, 2007년에는 약 15억4천만 원, 2008년 8월까지 약 10억7천7백만 원 등 지금까지 약 54억9천만 원의 추가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혈액 백 교체 건으로 수령한 55억 원 중 3억5천만 원가량만을 샘플채취관 혈액 백 도입 검토를 위한 시범시행에 썼을 뿐 나머지 돈의 행방은 적십자만이 알고 있다.
혈액 백 교체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적십자사는 당시 전혈 헌혈자 1인당 900원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았던 적십자사의 예측과는 달리 실제 도입 비용은 그 3배가 넘는 헌혈자 1인당 3,290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해왔다. 적십자사의 부당이익은 혈액 백만이 아니다.

적십자사의 투명 운용 관리시스템 절실

지난 2007년 3월 1일 적십자사는 환자가 수혈을 받을 때 피 값으로 내야 하는 돈, 즉 혈액수가를 400㎖ 전혈기준 4만4,520원에서 7만2,830원으로 무려 2만8,310원이나 파격적으로 인상했다. 혈액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0%, 환자가 20%를 부담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인상분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혈액수가를 올리면서 적십자사는 그 이유를 몇 가지 들었다. 특히 적십자사는 “일반 시민의 헌혈을 장려하고자 1인당 7만 원의 건강검진권을 구입해 연 5회 이상 헌혈을 하는 다회헌혈자에게 주겠다”며, 21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다회헌혈자에 대해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일찍부터 국가가 나서 관리를 하고 있다. 다회헌혈자관리는 안전 면에서 보장이 될 뿐 아니라, 헌혈자 부족이라는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대한 적십자사의 예산안은 문안하게 통과됐다.
그러나 조사결과 2007년 3월 1일 혈액수가 인상 이후 건강검진권은 구입되지 않았다. 적십자협회 관계자는 “건강검진권 구입 명목 등을 내세워 2007년 혈액수가를 인상한 것은 맞지만 혈액수가 자체가 원가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보니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론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적십자협회의 입장을 분석해 보면 실제로 2007년 한 해 동안 적십자사가 등록헌혈자 관리를 위해 쓴 돈은 고작 12억7,000만 원에 불과했다. 2007년 혈액수가를 인상할 때는 건강검진권 구입(21억 원), 다회 헌혈자 관리(12억1,000만 원), 문화상품권 구입(5억 원) 등 헌혈자 관리를 위해 총 46억 2,000만 원이 인상요인으로 언급됐다. 애초 헌혈자를 위해 쓰겠다며, 혈액수가를 인상해놓고 상당수 금액이 제 용도로 쓰이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2008년 9월말부터 시작된 적십자사 고발에 대한 기사가 끊임없이 각종 언론을 통해서 쏟아져 나오자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11월 대한적십자사에 내부감사를 지시했다. 내부감사결과, 대한적십자사의 부당이익에 대해 일부가 밝혀졌지만 시민단체 등은 내부감사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감사가 끝났음에도 보건복지가족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단체 등이 보건복지가족부에 더욱 분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1월 20일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혈액관리위원회에서 무려 10.1%(166억 원 소요)나 되는 혈액수가 인상안에 대해 다루어질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회의가 기약 없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적십자사의 부당이익이 밝혀졌음에도 그에 대한 조치 없이 또다시 예산안을 편성해주려 했던 보건복지가족부의 입장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개선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부적격한 혈액으로 인한 감염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혈액관리체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병원에 ‘수혈관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혈액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은 의료기관 장은 특정수혈의 부작용이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은 경우에도 그 사실을 보건복지가족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수혈업무를 행하는 의료기관의 장은 수혈에 관한 기록을 작성·보존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심 의원은 “현행 ‘혈액관리법’에는 특정수혈부작용의 발생 시 보고의무를 제외하고는 수혈과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특정수혈부작용의 의심제보에 관한 보고의무도 없고, 수혈업무를 행하는 의료기관의 수혈기록도 작성·보관하지 않고 있어 특정수혈부작용의 발생을 조기에 파악할 수 없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백혈병,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HTLV 검사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혈액수가가 낮다는 핑계로 아직도 검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HBV(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NAT검사(핵상 증폭)검사의 도입 또한 시급한 실정이며, BSD혈액 백 교체에 대한 방안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돼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 등은 앞으로도 대한적십자사의 부당이익금환수 조치와, 혈액관리법 개정, 혈액관리 사업에 대한 투명성을 위해 제 3의 조직 신설 등 혈액관리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적십자사의 불법적 사업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마음졸이며 살아가는 수혈자들과 가족, 봉사하는 마음으로 헌혈에 응했던 헌혈자들 모두가 충격과 실망감에 빠졌다. 사람의 목숨과 관련 있는 혈액관리에 대해 부당이익을 챙기고, 관리 소홀로 불량혈액을 유통시키는 등 적십자사의 횡포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다.
정부의 확실한 재조사와 개입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혈액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신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전문가인터뷰


건강세상네트워크  조 경 애 대표  


▶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사업에 대해…
외국의 경우도 모두 혈액사업을 적십자사가 하는 것은 우리와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적십자사의 경우 민간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대북사업 등 정치적 성향의 사업에 중점을 두다 보니 혈액관리사업에 큰 비중을 못 두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대한적십사가 모든 혈액관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다 하는 만큼 잘못된 점을 외부에서 찾기란 힘듭니다. 지난 2003년 처음 혈액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언론보도가 나갔을 때도 내부고발자로 인해 밝혀진 것이지, 그렇지 않고서는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혈액관리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언론을 통해 혈액관리 문제 등이 보도되자 정부가 국무총리산하의 혈액안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005년 5개년 혈액관리운영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로인해 혈액관리를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금액이 들어간다는 명목으로 국고지원은 물론 혈액수가가 오르게 됐습니다. 또 혈액사업본부를 체계적인 전문가 중심으로 인사개편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혈액원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비효율적인 구조 때문에, 혈액관리비로 주어진 예산을 혈액원 건물을 짓고 리모델링하는 데 쓸 뿐 아니라 인권비 등 원래의 취지와 다른 곳에 예산을 쓴 것이 작년 말 여러 시민단체와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것입니다.
이처럼 대한적십사가 모든 감독과 관리를 하다 보니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혈액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 이번에 밝혀진 사건에 시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문제가 된 다회헌혈자 건강검진권 부여에 대해…
혈액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헌혈자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적십자사에서는 다회헌혈자에게 건강검진권을 배부해 이들의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겠다는 명목으로 예산을 받아갔습니다. 사실 이 시스템은 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기는 합니다.
외국의 경우는 다회헌혈자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군인, 학생 등 단체 헌혈이 많다보니 안전한 혈액의 보유가 외국보다 어렵습니다. 다회헌혈자는 기본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만큼 우리나라도 다회헌혈자를 관리해야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적십자사의 부당이익금…
국가의 예산과 혈액수가를 올려 수혈자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이렇게 터무니없게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혈액관리시스템을 소홀히 하는 적십자사도 문제지만 이를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정부의 무신경함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원인으로는 적십자사의 관리·감독을 보건복지가족부가 제대로 하기에 부족한 체계라는데 있습니다. 혈액관리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공공의료사업과에서 처리하는 여러 가지 일 중 하나로 취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국무총리 등을 지낸 사람들이 적십자사를 운용하다보니 섣불리 지시를 내리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적십자사의 운용이 투명하지 않은 것도 이와 같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 시민단체의 입장…
외국도 적십자사가 모두 혈액관리를 하고 있다는 논점에 대해 반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수하게 적십자사에서 대북사업 등 다른 역할의 비중이 큰 만큼 혈액관리에 대해서는 독립된 기구, 국립혈액원이나 아니면 또 다른 제 3의 기구를 갖추고 혈액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처음 혈액관리문제가 발생했던 2005년에 같은 의견을 제기했었는데, 정부측에서는 적십자의 시스템 변화와 인사개편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입장으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바꾸자 했던 것이 올해 2009년 8월입니다.
이에 우리는 그동안 5개년 계획이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부족한 점이 발생했던 것을 근거로 변화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적십자사의 부당수익환수조치 부분입니다. 모든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의료비에는 절차가 있습니다. 의사행위, 치료재료 등을 기준으로 수가를 결정하는데 대입시켜 복지부 산하에서 조사와 통과를 시키는데 반에 혈액수가는 혈액관리위원회에서 수가를 지정하고 복지부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고시하면 끝나는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혈액의 80%비용을 국민건강공단에서 지출하는 만큼 당연히 다른 것과 같은 절차를 거치는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수가가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면 건강보험 제정이 불필요하게 쓰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이 부당하게 쓰인 수가, 적정성을 넘어선 과잉조치나 진료에 대해 환수조치하던 기존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번 적십자사의 부당이익금환수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시민단체의 입장입니다.
혈액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국가가 나서서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요구사항과 바람을 정부가 꼭 수용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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