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관리 소홀로 인해 안전을 위협하고있어 주의를 요하는 실정이다. 이에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치원, 아파트, 공원 등 국내에 설치 된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물은 총 6만2천여 개다. 이는 어린이의 신체, 정신, 창의력 발달을 위해 꾸준히 놀이시설물을 증가한 결과다. 그러나 시설물이 늘어난 만큼 어린이놀이시설물을 이용한 아이들의 안전사고는 매년 증가하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제시한 어린이 놀이시설 사고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사고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안전관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어린이놀이터 10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서울시 어린이놀이터 72%가 파손된 기구를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놀이시설물 설치로 인한 얽매임 발생이 56%, 최소공간 미확보가 67%로 시설물 이용 시 어린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대상 어린이 놀이터의 84%가 기구별 안전수칙 및 이용자 주의사항, 관리인 연락처 등이 기재된 게시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생활안전연합이 발표한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안전사고 현황을 보면 어린이 2명중 1명 이상(57.8%)이 놀이터에서 부상을 입었고, 사고시설물로는 그네(28.6%)에서 가장 많은 부상을 입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미끄럼틀(20.2%), 정글짐과 같은 복합놀이시설물(17.1%), 회전체(7.6%) 순으로 나타나 어린이 놀이시설물 안전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 정도는 살이 긁히는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났으며 멍듦, 끼임, 살 베임에 이어 심한 경우 뼈가 부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해 놀이시설물에서 어린이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어린이 놀이시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설물 안전관리 소홀뿐만 아니라 어린이 놀이시설물에서 납, 크롬 등 중금속 유해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환경부에서 어린이 놀이터의 유해물질 노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놀이터의 철재 시설은 페인트칠을 한 철제놀이기구의 경우 납 농도가 킬로그램 당 2만7000㎎으로 미국 기준치보다 45배나 높았다. 또한 놀이터 토양의 비소 농도는 다른 일반지역에 비해 46배나 높아 어린이의 몸속으로 중금속이 유입될 확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금속은 몸에 들어오면 배설되지 않고 몸속에 축적돼 심각한 독성으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성장장애, 아토피, 만성 피부질환 등 질병을 유발하는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정부는 어린이놀이시설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개정하고 지식경제부로부터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 업무를 국가재난안전을 총괄·조정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로 관리부처를 이관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한 안전사고 사각지대를 발굴·제거하고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관 이후에도 설치 전 제품으로써의 놀이기구 검사와 설치 후 시설물로써의 놀이기구의 검사 기관이 각각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로 나뉘어져 있어 안전관리를 위한 통합은 유명무실해 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 관리법 개정안에는 어린이집, 식당 안의 놀이시설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지 여부는 검사항목에서 제외돼 있어 전문가들은 법 개정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각 부처가 서로 협력해 놀이시설물의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며, 15년 이상 노후 된 시설물 2천2백여 개에 대해 설치검사를 실시하고 위생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관리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자치단체 담당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순회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정책을 강화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린이헌장 제8조에는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돼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대한민국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어린이놀이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관리와 정부부처의 확실한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글 | 류상근 부장 sgru@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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