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석면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석면함유제품의 제조·수입·사용 등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노동부의 이번 발표는 근로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석면의 위험성에서 한 발짝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환영받고 있다.


석면의 위험성은 여러 연구결과와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제기 돼 왔으며, 본지 역시 지난 해 10월 심층취재로 석면의 위험성과 해결방안에 대해 보도한 적 있다.
석면은 광택성의 섬유모양 광물질로서 청석면, 살석면, 백석면, 악티노라이트석면, 트레모라이트석면, 안쏘필라이트석면(6종) 등으로 구분된다.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석면은 석면폐증(석면에 의해 폐의 섬유화를 초래하는 질병), 폐암 및 중피종(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으로서 발병 후 대개 6개월 이내에 사망함)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석면으로 인한 건강장해 질환으로 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 확장증, 폐렴, 장 관계 암인 위암과 소장, 대장, 직장암 등이 있다. 또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석면이 유방암이나 난소암, 췌장암, 인후두 암 등의 암 발생을 비롯해 무기 폐, 늑막염 등 비악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 한다.
실제로 00년 이후 석면으로 인한 직업병 인정자수는 총 65명이며, 질병별로는 폐암 39명, 악성중피종 18명, 기타(석면폐 등) 8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위험한 물질임에도 석면은 내화성, 단열성, 내구성, 절연성,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석면가스켓(단열재), 석면시멘트제품(내화재), 석면방직제품(방화재), 석면브레이크라이닝(마찰재) 등 건축자재(82%), 자동차부품(11%), 섬유제품(5%), 기타(2%)에 이용되고 있다.
노동부는 07년1월1일부터 ‘건축용 석면시멘트제품’, ‘자동차용석면마찰제품’을 금지한 이래 08.1.1. ‘석면방직제품’, ‘석면전기·전자제품’ 금지 등 일 년 간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금지해 왔다. 이어 금년부터는 ‘석면개스킷제품’, ‘산업용 선면마찰제품’도 금지 제품에 포함시켜 전면적으로 석면함유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향후 금지대상 석면 제품을 불법으로 제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하다 적발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지금까지 금지된 제품으로는 ▲압출성형시멘트판: 건물 외장재 등 ▲석면방직제품: 석면사, 석면포, 석면장갑, 석면로프, 석면 테이프 등 ▲석면 전기·전자제품: 전원코드 보호재, 모터 부품재, 히터보관 유지재 등 ▲석면 접착제품 및 기타 석면함유 제품: 타일 접착재, 금속·콘크리트 접착재, 목재 접착재 등 ▲석면개스킷 제품: 배관 연결부위에 사용되는 개스킷, 패드 등 ▲산업용 석면마찰제품: 건설기계, 농기계, 프레스 등 산업용기계 등의 브레이크, 클러치 등이다.
현재 석면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로 인해 석면 원료 수입 및 함유제품 수입은 모두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00년부터 석면 원료에 대한 규제에 따라 석면 원료 수입은 크게 감소한 반면, 석면함유제품은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07년부터 석면함유제품의 단계적 금지로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노동부는 석면 제로화를 위해 석면 노출기준을 1㎤당 2개를 0.1개로 20배 강화(02.2)하는 한편 03년도에는 석면 중 유해성이 강한 악티노라이트석면, 안소필라이트석면, 트레모라이트석면을 제조·수입·사용 등 금지물질로 추가했다. 또한 같은 해에 석면이 함유된 설비 또는 건축물을 해체·제거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관할지방노동관서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석면관리에 힘써왔다.
이밖에도 07년에는 작업별 특성을 반영한 석면 해체·제거작업의 조치기준구체화를 산업보건규칙에 추가했으며, 작년 6월부터 현재까지 석면 해체·제거 전문업체 등록제 도입과 석면 조사·분석기관 지정제 도입 등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현옥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은 “인체에 치명적인 석면의 노출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석면 원재료뿐 아니라 석면이 함유된 제품의 수입·사용 등 시중의 유통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이를 위해 “향후 석면제품 불법 취급 의심 사업장에 대해 불시점검 등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수입통관 시 불법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관세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공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석면의 가장 무서운 점으로 꼽는 것은 잠복성이다. 각종연구결과에 따르면 석면의 잠복기는 10∼40년에 이르며 한번 노출되면 그 후에 노출되는 일이 없더라도 질병은 계속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노동부와 정부가 시행하는 이번 대안이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하루아침에 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지금부터 긴 싸움에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지금의 노력이 먼 훗날 석면피해로 인해 피해를 입는 대한민국 국민이 한 명도 없는 그날을 이룩하길 기대해 본다.

글 |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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