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시행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인증에 최초로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1등급 예비인증을 받았다.
이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환경 조성에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실제 이용 시 편리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 ‘무장애 도시’, ‘장애물 없는 도시’, ‘송파구 문정지구’가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와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인증제도 시행 후 첫 1등급 예비인증을 받은 곳으로 서울시 송파구 문정지구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인증제도란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와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건축물을 비롯한 교통수단·시설, 기존·신규도시 등에서 장애물 없는 편안한 삶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이 도시, 교통수단, 건축물 등을 접근·이동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생활환경을 구축·조성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인증등급은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구분하며, 인증을 받은 도시나 건축물 등은 앞으로 교통 영향평가시 안전 및 교통약자 관련 부분에 대한 검토가 생략되고, ‘도시대상’ 및 ‘살기좋은 도시’ 선정 시 가점을 부여받게 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사용 승인 전에 인증하는 예비인증과 완성된 건물 등에 인증하는 본 인증으로 나뉘는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인증제도 시행 후 1년 만에 탄생한 첫 번째 도시로 서울시 송파구 문정지구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인증 1등급을 받게 됐다.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문정지구는 문정역과 모든 블록을 연결하는 ‘지하공간(sunken)공원’을 조성해 역에서 내린 시민이 어떤 장애물을 만나지 않고 지구 내 공공건축물이나 시설물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문정지구의 도로를 차도와 자전거 도로, 보도로 구분해 ‘보행안전구역(Barrier free Zone)’을 확보하고 횡단보도의 신호체계 등을 개선해 사회적 약자들의 이동 안전성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도에서 공공 및 민간 건축물에 장애 없이 출입할 수 있도록 보도와 건물 간 계단 등을 없애고 공공건축물의 1층에는 여성, 노인, 장애인이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기능 화장실도 설치할 방침이다.

설계는 완벽, 그러나 이용 시 불편하다면 말짱 ‘꽝’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곳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1등급 예비인증을 받은 문정지구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먼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에 대한 법안이 이원화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법안은 교통약자법과 편의증진법으로 분리돼 있으며, 관리부처도 나눠져있다. 또한 현재 부족한 법안들로 보완할 부분 역시 산재하고 있어 법률의 통합과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에 있어서 시설물간의 경로를 고려한 무장애 환경의 조성이 관건이지만 각 개별 시설물들이 기준에 맞춰 인증을 받는다 하더라도 시설물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이동은 힘들어 지게 된다.
이밖에도 문정지구 도시 계획에 있어서 ‘일반인 외에 장애인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나’ 하는 것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작 도시가 구축된 후 장애인들이 이용할 때 불편을 느낀다면 있으나 마나 한 인증제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지하철 역 승강장 계단에 리프트는 설치돼 있었지만 수동 휠체어만을 염두에 둔 채 설계돼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함께하는 UD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무장애도시 자체는 환영하지만, 실제로 이용했을 때 접근 가능할 수는 있어도 얼마나 편리한지가 관건이다”라고 전했다.
특정 부분에만 턱을 없애거나 계단이 없다고 해서 다 무장애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장소에서 장애인과 노약자의 이동이 편해야 하고 실제로 휠체어를 직접 타보고 사전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제도의 결과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설계만 완벽한 도시가 아닌 관련 법의 보완과 사회적 약자들의 의견 반영으로 편리한 생활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글 | 장진희 기자 jjh7060@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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