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부터 우리에겐 끊임없이 ‘고갈 에너지’라는 위협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몇 십년, 짧으면 몇 년 안에 우리가 그동안 이용해 왔던 에너지들은 사용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현재 전 세계가 환경을 보호하고, 제 2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에너지 고갈이다. 화석연료의 한정된 매장량으로 인한 수습 불안과 그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은 인류가 맞이해야 할 가장 큰 재난 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은 불안한 국제 유가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중국, 인도 등 BRICs(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경제 4국을 일컫는 경제용어)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의 급격한 증가와 자원보유국들의 카르텔 강화 등으로 인해 에너지자원의 수급 불안은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어려움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기후변화협약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1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리로드맵’이 채택됨에 따라 모든 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의무화되는 등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경제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고갈에 대한 심각성이 높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일찍부터 대체에너지의 개발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으며 몇몇의 선진국에서는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 에너지 수입률 96.9%,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중 2.2%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에너지자원 빈국이며, 전 세계적으로 인구 25위인 우리나라가 쓰는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0위(2004년 기준), 석유소비 7위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국이다. 이뿐 아니라 우리나라 에너지 총 수입액은 3백20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1백66억 달러)와 자동차(1백47억 달러)를 합한 수준이다.
지난해 녹색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태발자국 지수’는 1980년보다 4배 가까이 증가, 우리 국민이 지난 25년 전보다 ‘지구’ 하나를 더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발자국 지수란 먹을거리, 교통이용, 주거환경, 소비활동 등 일상생활을 충족시키기 위해 소요되는 자원과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토지 면적을 측정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 봐야할 것은 가장 빠르게 증가한 부분이 에너지 소비량으로 80년대 보다 전력소비는 8배, 도시가스 소비는 370배 폭증 했다는 것이다.
위의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우리나라는 에너지과잉 소비, 에너지에 관련한 세계경쟁력은 바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관련 문제점 중 가장 큰 위험부분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96.9%)의 에너지를 수입해 충당하고 있으며, 석탄이나 수력과 같은 에너지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고는 있지만 전체 에너지공급량의 3.1%정도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극히 미미한 상태다.
                
또한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으나 여전히 석유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중동지역 석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항이다. 연일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는 현재, 에너지 안보량 차원에서도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대체에너지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두 번째로 지적되는 문제는 인구대비 너무나 높은 에너지 소비량이다.
한국의 에너지 소비는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1990년대 들어 과거와 같은 높은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도 1970∼80년대처럼 증가하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의 에너지소비는 GDP 수준의 2배 가까이 되는 유럽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2005년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를 석유로 환산하면 약 4.43t으로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는 일본(4.18t), 독일(4.22t), 영국(3.91t) 등을 앞지르는 수준이다.

세 번째 지적은 낮은 에너지 효율성에 있다.
현재 한국의 에너지원단위는 0.358로 일본(0.106), 영국(0.152), 프랑스(0.200), 미국(0.221)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는 등 에너지 효율성이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단위도는 단위 부가가치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투입량을 말하며, 부가가치 1단위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이 클수록 에너지 효율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적된 문제점 들 중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은 신재생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개발 미흡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기존의 에너지를 대신하는 개념으로 태양열,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등 신에너지를 합친 용어를 말한다.
최근 몇 년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와 가스 등 1차 에너지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원인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과 바람 등 자연의 힘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에너지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는 1차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대체 에너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생에너지시장은 확대일로에 있으며, 자원 고갈과 교토의정서 발효로 인해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이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했다.

앞선 선진국들의 에너지 정책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05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은 향후 30년간 발전설비 투자의 1/3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는 수력(대·소수력)을 빼고도 2,5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에너지원별로는 발전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풍력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태양광 분야도 일본 유럽 시장 확대에 힘입어 두 번째로 많은 투자금이 들어갔다.
나라별로는 독일이 1위를 기록했으며, 가파른 경제성장에 대비해 에너지 확보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중국이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 스페인, 일본이 뒤를 이었다.
독일의 총 1차 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356백만TOE에서 2003년 347백만TOE로 감소했다. 2003년 원자력은 1차 에너지 공급량 기준 12%였으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2%로 나타났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 비중을 2010년까지 12.5%, 2020년 20%로 확대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 증가를 위한 유럽연합지침(2001)’을 기준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론(Soft Loan)’, ‘태양광 지붕 1천호 프로그램’, ‘태양광 지붕 10만호 프로그램’ 등과 같은 융자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2000년에만 총 349백만 달러를 에너지 분야 RD&D에 투자했고 이중 27.2%인 95백만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사용했다.
미국 또한 최근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국인 브라질과 에탄올 대량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 하는 등 에너지산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총 24조5,200만 달러를 에너지 분야 RD&D(연구개발 및 보급)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9.3%인 2조2,800만 달러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몫이었으며, 2003년에는 전체 에너지 RD&D 예산이 28조700만 달러로 증가했고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2조4,800만 달러로 늘었다.
미국은 1978년 국가에너지법(NEA)을 제정했으며, 국가에너지법 공공시설규제정책조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1992년 에너지정책을 통해 풍력 및 바이오메스에 대해 생산세액 공제를 허용해 신재생에너지기술의 혜택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또한 면세해택을 받는 공공시설 및 농촌기업들이 바이오매스, 지열, 풍력, 태양광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할 경우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펴기도 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온실가스를 2010년에 1990년 대비 6% 줄일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재생에너지는 현재 총에너지 소비 대비 1.3% 수준에서 2010년 3%까지 높일 계획이다.
최근 2년간 일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RD&D 예산은 전체 에너지 RD&D 예산의 4% 수준으로 주로 태양에너지, 바이오, 풍력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태양광발전 보급을 위해 신에너지재단(NEF)을 설립했다. 기존의 전력망과 쌍방향으로 연계된 가정용 태양광설비보급사업으로 정부가 연차적으로 보조금을 낮춰 설치비용의 1/2내지, 1/3을 지원한 바 있으며, NEF가 가정용 태양광설비에 지원한 금액이 1994~2000년까지 무려 690억 엔에 달했다.
또한 2003년부터 태양광발전시스템, 풍력, 태양열, 연료전지 등을 생산하고 선진기술에 투자하는 신재생에너지 민간사업자에 대해 설치비의 1/3을 지원하는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에너지 산업을 살펴보면, 인구에 비례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자 가장 많은(전세계 매장량의 12%) 석탄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다.
2003년기준 1차 에너지 공급은 석탄이 66%로 가장 많았고 석유와 천연가스가 약 26%, 원자력·수력발전이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확한 통계는 아직까지 나와 있지 않지만 최근 신재생에너지법이 수립돼 향후 체계적인 통계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의 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에 의하면 풍력발전은 2008년 MW급 발전설비 상용화, 2MW급 연구개발 및 해상풍력단지건설, 태양광 발전은 2010년, 사막지역에 3개의 MW급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독일과 덴마크 등 유럽은 오는 2010년까지지 총에너지 소비의 12%, 총발전량의 22%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수송용 에너지의 5.75%를 바이오연료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며, 미국 역시 대체에너지사용 확대 등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연간 휘발유 소비의 20%를 감축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부족하기만 한 지원

전 세계가 이처럼 대체에너지 산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활용도는 덴마크 13.0%, 프랑스 6.4%, 미국 4.5%, 독일 3.8%, 일본 3.7%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2.2%에 불과하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 투자액도 1억 3900만 달러에 불과해 미국이나 일본 등과 큰 차이가 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등을 방지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비중도 선진국에 비해 아직 늦은 수준이다.
지난 2006년 말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522만5000toe로 석유·천연가스·원자력 등 1차 에너지 소비의 2.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덴마크의 15.1%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프랑스의 5.7%, 이웃나라 일본의 3%와 비교해도 열악한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우리정부도 한걸음 늦은 감은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산업에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월 30일 열린 ‘신재생에너지 업계 간담회 및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발표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의 후속조치로 올해 11개 중점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해외수출 촉진을 통해 연간 1억 달러 이상 수출하는 기업을 현재 4개에서 2012년 15개로 육성하는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회 참가지원에 올해 120억 원 예산을 투입하고, KOTRA 내에 ‘그린통상 지원단’을 신설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1대1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 대규모 해외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수주를 위해 수출보증보험 규모를 지난해 130조 원에서 올해 170조 원으로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도 지난해 32억 달러에서 올해 42억 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또 그동안 국내서 외면받았던 국산 풍력발전기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급하는 사업도 실시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상용 풍력발전기 146기 가운데 국산은 고작 1기에 불과했다. 지경부는 올해 경기 안산 누에섬풍력발전소(3기 총용량 2.25W), 강원 인제와 영월 국산풍력발전소(6기 4.5MW), 제주도 국산화풍력발전소(17기 17.25MW) 등 모두 26기 24MW 용량의 국산 풍력발전기를 보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2014년까지 1,340억 원 예산(국비 938억 원, 지방비 402억 원)을 투입해 새만금에 40MW(14기)급 국산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기획, 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오는 5월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210억 원(정부 150억 원, 민간 60억 원)을 투입해 하루 4,000리터, 연간 120만 리터(중형차 1,200대 주유분량)의 해조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도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올해 모두 933억 원을 투입해 태양광·태양열·지열·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춘 그림 홈 1만6,000호를 보급키로 했으며, 올해 수도권 20가구에 가정용연료전지를 시범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이밖에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의 2012년 실시를 앞두고 하위법령을 올해 안에 개정하고,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규제도 지속 발굴해 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대해서 학회 등 전문가들은 수박겉핥기식이라는 불만을 토로해 왔었다.
그도 그런 것이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풍력발전의 설비 수입의존도가 97%에 달하기 때문에 고장이라도 나면 외국인 기술자를 불러야 한다. 외국기술자가 오지 않으면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발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2004년 한국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1982년 수준이라는 조사결과와 2006년과 2007년에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평가가 발표되는 등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한없이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일은 1990년대 초반 재생에너지법을 통과시킨 뒤 전폭적인 국가 지원에 힘입어 유럽연합(EU)는 물론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신재생에너지 최강국 지위에 올라섰다. 미국도 유럽에 뺏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등 흔히 ‘에너지 주권’이라는 말이 현대 국가 경쟁력을 말해줄 정도다.
국가경쟁력이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신재생에너지분야는 더 이상 간과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작지만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산업 강국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새로운 분야지만 결코 놓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제 2의 강대국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 |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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