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과 그로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IT기반 ‘산불진화 종합시스템’이 개발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6일 경북 칠곡과 구미, 안동, 대구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다음날까지 진화활동이 이어지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산불에 헬기 40대와 8천여명의 진화인력이 투입됐지만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길에는 속수무책이었다.
3월에서 5월까지 봄철 산불은 행사처럼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 트인 공간과 바람이라는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환경과 풀과 나무 등 화재확산을 돕는 조건들로 인해 항상 큰 피해를 남기곤 한다.
이에 소중한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산불화재진압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누이 논의 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사흘간에 걸쳐 부산과 김해 등에서 개최된 「기후변화 대응 산불관리 전략 국제심포지엄」에서 IT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산불진화 종합 시스템’이 세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이 시스템을 올해 봄부터 국내 산불진화 현장에 시범 적용될 계획이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에는 독일, 이탈리아, 중국, 러시아 등 10개국 국내·외 초청인사가 참여했으며, 지구환경변화에 따라 지구온난화가 산불발생 증가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적극적인 산불방지를 위한 예방의 필요성에 중점을 뒀다.
또한 세계산불관리센터(GFMC) 산하 13개 권역을 묶은 대륙별 산불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범아시아 산불네트워크’ 창설을 제안했으며, ▲범아시아 산불네트워크 구축 ▲범아시아 권역 산불 공동연구 및 활성화 방안 ▲‘기후변화와 산불’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날 관심을 받았던 것이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IT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개발된 ‘산불진화 종합 시스템’이다. 이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산불발생 위치 확인에서부터 진화 및 잔불감지까지 일련의 산불진화를 첨단화 한 것으로, 산불현장과 산불상황실 사이에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전달하고 현장 산불진화대원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올해 봄부터 국내 산불진화 현장에 시범 적용될 산불진화 종합시스템은 정확한 산불발생 위치를 진화대원에게 전달하고 진화대원의 안전을 위한 위치 확인시스템과 산불현장의 효과적 대응, 정확한 진화전략 수립과 진화대원 지휘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모바일 GIS시스템은 산불현장의 영상을 생생하게 전송, 상황실에서 산불규모와 확산을 판단하게 하는 영상전송 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순수 국내기술로는 최초

개발관계자는 산불이 나면 멀리 떨어진 상황실에서는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이 도입되면 멀리 떨어진 상황실에서도 현장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용의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것은 지난 05년 양양산불에서와 같이 잔불에 의한 산불 재발화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잔불 감지 시 매우 유용하게 활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등 산불연구 선진국에서도 인공위성과 영상사진, 에어본스캐너, GPS장비, IR영상 카메라 등과 같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산불진화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그러나 우리 실정에 맞는 첨단 장비를 종합관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순수 국내기술로 자체 개발해 현장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산불진화 종합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이명보 박사는 “지구촌 기후변화에 따라 점차 산불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IT기술 보유국인 우리나라에서 IT기술을 산불진화시스템에 접목한 이번 사례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산불현장의 실시간 정보전달 시스템 개발과 현장적용은 진화대원의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진화시간의 단축, 산림피해 감소를 위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불은 진화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 외에도, 한번 손실된 산림을 복구하는 데에는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진화시스템과, 예방대책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에 개발된 산불진화시스템이 제 기능을 다해 피해확산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를 사용할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바람일 것이다.
강조의 강조를 거듭해, 푸르른 우리의 산림을 보호하고 산불로 인해 국민들의 공포와 안타까움이 없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글 | 류상근 기자 sgru@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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