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은 찜질방. 그러나 질병관리본부가 찜질방 위생문제가 심각하다는 자체조사결과를 발표해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고자 찜질방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또 목욕·휴식 문화가 하나의 놀이문화로 탈바꿈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찜질방을 찾아 여가시간을 즐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친숙하고 편안한 장소이자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찜질방을 다녀온 후 무좀이나 옴에 옮았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이는 다량의 세균이 상존해 있음을 의미하며, 부실한 위생관리로부터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찜질방에서 사용하는 목침, 베게 등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각종 피부염이 있는 사람이 쓰던 물건을 세척의 과정 없이 바로 다른 사람이 쓰도록 돼 있다. 또한 찜질방 바닥에 깔려있는 매트나 물기제거를 위해 깔아놓은 수건 등을 통해서 무좀이 전염되며, 찜질방 출입 시 제공되는 찜질복에서 옴에 옮아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서울 시내 찜질방 20곳에서 빌려주는 옷의 위생 상태를 시험하고 세탁, 보관 등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17곳의 대여의류에서 일반세균이 100㎠당 최소 1,400마리에서 최대 1,100만 마리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찜질복의 경우에는 소독과 살균의 과정 없이 단순 세탁되고 보관 역시 별다른 위생관리 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옴과 같은 세균이 살아남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 전문가들은 찜질방에서 사용하는 목침이나 이불은 피부에 상처가 난 사람들에게 세균감염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며, 어린이의 경우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가 ‘06~‘08년 6월~9월 기간 중 찜질방, 온천,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의 수계환경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17,742건 중 긴급처치(청소 및 소독처리)를 요하는 경우(1리터 당 1×106이상 검출)가 4건 발생했고, 조심해야 할 균이 검출된 경우(1리터 당 1×103~1×106 검출)는 전체의 6.9%로서 최근 3년간 증가 추세(‘06년 6.6% →‘07년 6.9% →‘08년 7.1%)를 보였으며, 특히 찜질방(12.3%), 목욕탕(8.4%), 온천(6.5%)에서의 균 검출율이 9.3%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검출된 레지오넬라균은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서 냉각 탑수나 샤워기, 중증환자 호흡기치료기기 등 오염된 물에 존재하던 균이 비말형태로 인체에 흡입돼 감염된다. 폐렴형과 독감형으로 나눠지는데 폐렴형은 발열, 오한, 마른기침, 두통, 의식장애를 보이며 독감형은 감기의 증상처럼 권태감 근육통, 인두통, 설사, 오심, 어지러움 등이 동반된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게는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고 심할 경우 뇌막염에 걸릴 수 있다.
이처럼 찜질방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곳으로써 관리감독은 법의 규제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법 제도는 없는 실정이다.
다중이용시설의 위생에 대한 법안은 공중위생관리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지만 찜질방에서 사용하는 것 중 세균 감염이 쉽게 이뤄지는 베게나 매트에 대한 관리 기준은 없으며, 찜질복 등 세탁에 대해서도 균을 제거할 수 있는 살균·소독에 대한 규정도 없다. 또한 레지오넬라균 등 각종 세균에 대한 기준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목욕탕, 찜질방과 같은 목욕장 시설, 온천 및 종합병원에 대해서 종전 하절기(6월~9월)에만 검사하던 것을 분기별로 연중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후 검사 결과를 대상 군별로 공개하는 등 레지오넬라증 감시 및 관리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다중시설의 수계시설에 대한 관리에 철저를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현행 공중위생법령상 목욕탕,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은 매일 1회 전체 청소, 월 1회 소독을 하도록 돼 있는데, 앞으로 이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24시간 연중무휴 영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계부처는 철저한 관리를 하겠다고 전했지만 법적인 규제가 없는 만큼 사업주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당국은 찜질방의 위생관리에 대한 법규를 하루빨리 제정해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글 | 장진희 기자 jjh7060@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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