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총 강수량의 50%는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것이다. 매년 폭우와 태풍 등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교량들이 유실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작년 수해 피해 지역의 복구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많은 것으로 밝혀져 2차 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4월 기상청이 계절별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의 2000년대 연평균 강수량은 1,406mm로 1970년대에 비해 12%,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비해 각각 5%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하는데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한반도의 계절적인 특징이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고, 장마철 이외에도 오호츠크해에서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기압골의 영향이 바로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장마가 아닌 우기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지역적 편차가 큰 집중적 호우가 한 달 이상 지속될 것에 대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어느덧 여름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일각에서는 휴가를 떠날 즐거움에 미소 짓는 반면 지난해 폭우와 장마로 인해 수해를 입은 곳에서는 여름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지난해 7월 말과 8월 사이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11명이 사망하고 579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그 중 경상북도는 가장 큰 수해를 입은 지역으로 총 8명이 사망하고 343억 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농경지 638ha가 흙에 묻히거나 물에 떠내려가 제 모습을 잃었고 주택 182채가 전파 또는 침수됐으며, 그 결과 이재민 392명(195 가구)이 컨테이너 신세를 지게 됐다.
또 공공시설은 하천 76곳, 도로 41곳, 수리시설 9곳, 임도 4곳, 교량 2곳 등 모두 254곳이 유실, 파손, 매몰되는 피해를 낳았다.
심각한 수해로 재난피해자의 심리안정대책까지 내세웠던 경북 봉화군은 1년이 지난 현재 재산피해액의 약 2.5배인 775억 원을 들여 작년 한 해 수해로 인한 피해건수 237건 중 188건을 준공했다.

완료되지 않은 수해복구 공사, 2차 피해 발생 우려

문제가 되는 것은 49건 중 5월말 완료된 39건을 제외한 10건이다. 이는 모두 공공시설물인 도로, 교량, 하천시설로 이들 모두 올해 장마가 지난 이후에야 복구를 완료하겠다는 무책임한 계획을 밝혔다.
장마가 다가오는 6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료하지 못한 도로와 하천시설로 인해 모두 복구했던 주택, 농경지의 제2차 침수피해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최소한 다시 장마가 오기 4~5개월 전에는 복구가 끝나야 지반도 굳어지고, 풀과 같은 식물이 자라 단단한 힘을 가질 수 있는데 장마를 앞에 두고도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면 적은 양의 비에도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무리 된 공사라도 굳어지지 않은 지반으로 위험할 수 있으며, 하천의 경우에는 장마와 집중 호우로 인한 유량 증가로 범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복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우기 전에 완공되지 못하는 10건에 대해 수충부, 병목구간 등을 우선으로 시공해 수해 재피해를 예방하겠다고 했지만 지반이 국지성 호우와 장마를 견뎌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밖에도 정부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댐과 제방을 꾸준히 증축하고 있다. 그 결과 1만 8,000여개의 댐이 건설됐고, 인구와 국토 규모를 염두에 둘 때 한국이 세계에서 댐의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댐 역시 수해를 막는데 불가능 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모두 제방을 쌓은 후 하천 본류로 물을 퍼내다 보면 결국 하천의 유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제방을 더 높이 쌓으면 하천의 홍수량은 많아져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수해방지 댐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홍수 피해액은 1974년부터 2003년까지 30년간 10년 단위로 3.2배씩 증가했으며, 최근 10년간 홍수 피해액은 약 1조7,000억 원에 달해 수해 방지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에는 제방과 댐만으로 수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하천변 저류지를 확보해 물이 흘러나갈 수 있도록 해 홍수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서는 국민의 세금인 1,444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해 복구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늦어지는 수해복구와 무분별한 댐 건설로 인해 수해 방지의 확실한 대책이 되지는 않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대안 수립과 지속적인 관리로 제2의 수해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 | 류상근 기자 sgru@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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