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찜질방, 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도 관련 법 시행이전에 피난안내도 비치와 피난안내 영상물상영의 의무가 있다는 법령 해석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례1>

지난 5월 25일 오전 2시경 충북 진천군 진천읍 읍내리의 한 건물 2층에 위치한 H단란주점에서 불이나 종업원 박모(31.여)씨와 손님 이모(37), 박모(37)씨 3명이 숨졌다. 또 단란주점 위층에 살던 배모(47)씨 일가족 5명이 연기에 질식해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출동한 지 10여분 만에 진화해 재산피해는 크지 않았으나, 단란주점 내부가 순식간에 유독성 가스로 가득 찬 데다 피해자들이 만취 상태라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

지난 1월 13일 부산의 한 노래주점에서 화재로 인해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소방차 35대와 소방대원 100여명이 긴급 출동했으나 인화성 물질이 타면서 발생한 불길과 연기가 지하 1층 출입구를 가로 막아 피해가 컸다. 피해자들은 갑자기 번진 연기로 인해 출입구를 찾지 못해 모두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위의 사건사례로 알 수 있듯이 노래방, 찜질방, 단란주점 등은 내부구조가 복잡하고 출입구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화재 발생 시 많은 인명피해 낳아 왔다.
이처럼 다중이용업소의 피해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는 가운데, 법제처는 소방방재청이 요청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관련 법령해석 안건에 대해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피난안내도 비치와 피난안내 영상물 상영의 의무제도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영업 중인 기존의 다중이용업소도 해당 의무를 준수해야한다’는 취지의 법령해석을 내렸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7906호, 2006.3.24. 제정, 2007.3.25. 시행)」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피난안내도 비치 및 피난안내 영상물의 상영의무를 신설했고, 같은 법 시행규칙에서는 피난안내 영상물의 상영 의무 등에 대해서 2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2009년 2월 25일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이 경우 2009년 3월 25일 전에 허가 등을 받아 영업 중인 기존의 다중이용업소도 이러한 피난안내 영상물 상영의무 등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 없이 논란이 돼 왔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피난안내도 비치 및 피난안내 영상물의 상영의무를 신설한 취지에 대해 복합상영관·찜질방·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의 형태가 대형화·밀집화 됨에 따라 업주에게 해당 의무를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의무는 기존에 허가 등을 받아 영업 중인 다중이용업소를 포함해 모든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적용하는 것이 그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입법취지를 반영해 기존의 업소에 대해 시행유예기간만을 두고 영상물 상영의무 등을 배제하는 적용례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을 비추어 볼 때, 개정된 법률에 따라 새로이 도입되는 영업자의 의무사항은 법령 시행 전부터 계속해 영업 중인 업소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09년 3월 이전 허가 업소나, 동영상물 등의 피난안내영상물을 보여주기 위한 기계의 연식 등에 따라 유동적인 태도를 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노래방 등에 설치된 기기가 제품생산년도가 오래돼 피난안낸 영상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카운터 등에서 수동으로 선곡하기 전에 상영하도록 자체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도 무방하다.
한편 몇몇의 업주들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내용 중 ‘피난안내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된 경우에 한 한다’라는 규정을 이유로 2006년 이전의 노래방 기기들에 대해서는 영상물을 설치하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법제처와 소방방재청은 ‘피난안내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된 경우에 한 한다’의 의미는 단란주점 및 유흥주점의 경우에 노래방연주기를 설치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라며, 노래방의 경우는 피난안내영상물을 수동상영장치(DVD 등)를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기존의 업소에 대해 시행유예기간만을 두고 영상물 상영의무 등을 배제하는 적용례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개정된 법률에 따라 새로 도입되는 영업자의 의무사항은 법령 시행 전부터 계속해 영업 중인 자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중이용업소의 화재예방과 피난에 관한 중요성은 수없이 지적 돼 왔으며, 이에 맞춰 법률 또한 변화해 왔지만 간혹 번거롭다는 이유와 비용상의 문제로 불만을 토로하는 업주들 때문에 마찰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생명을 단보로 하는 것인 만큼 정확한 법적인 잣대와 업주 스스로의 양심이 동원돼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정정된 법 정의를 통해 다중이용업소와 대형사고가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글 | 류상근 기자 sgru@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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