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꿈을 꾸던 사람들은 비행기를 발명함으로써 현실화 했고, 그로 인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비행기를 이용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됐지만, 고도가 높은 비행을 할수록 우주방사선에 노출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해외 여행객 수는 1,3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과학의 발달로 인한 비행기 이용의 보편화가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동시에 우리 몸속으로 우주방사선이 침입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양대학교 이재기 교수팀의 ‘비행고도에서 우주선에 의한 피폭선량 평가’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항공승무원의 연간 평균 방사선량은 조종사가 2.96mSv(밀리시버트:인체에 흡수된 방사선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 객실 승무원이 2.28mSv로 나타나 일반인의 연간 선량인 1mSv를 2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에 위협을 끼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방사선인 X-ray를 찍을 때 받는 양과 비교해 보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우주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직업안전보건연구소(NIOSH) 리 용(Lee C. Yong)박사팀은 우주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 인해 비행경험이 많은 조종사는 DNA가 손상될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DNA를 손상시킬 만큼의 위협적인 우주방사선이란 무엇일까. 이는 태양의 폭발에 의해 쏟아져 나오는 초고에너지 입자로 수소원자핵, 헬륨원자핵 등으로 구성 돼있다. 지구에 도달하는 양은 대기권의 흡수로 인해 미미하지만,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또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 남극과 북극지역일수록 우주방사선의 양은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우주방사선에 직접적 노출이 심해진 이유는 러시아가 영공을 개방해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부터다. 이를 이용하면 노선의 거리가 단축돼 유가절약을 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대기권의 영향을 적게 받는 북극을 통과하면서 직접적으로 투과돼 인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승무원과 조종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암과 백혈병이 더 많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가장 많으며, 이는 일반인에 비해 5배나 높은 수치다. 또한 여승무원의 경우에는 유방암 발병률이 높고, 난소기능이 떨어져 조기폐경, 유산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임신 중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어린이 발암 위험은 1Sv당 2.8%로 알려져 있어 수정 뒤 2~8주 사이에는 비행기 이용을 가급적 제한하고,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당부했다.

체계적인 방사선 량 관리 시스템 도입 시급

이처럼 비행기 이용 중 우주방사선에 대한 위험성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항공승무원과 조종사의 방사선량에 대해 제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또 우주방사선이 다량 방출되는 북극항로를 지날 때 항공사 측에서는 승객들에게 방사선 노출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는 이미 연간 방사선량을 6mSv로 제한하는 법률을 적용하고 있으며, 승무원과 조종사의 방사선 노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승객에게 우주방사선에 대한 공지와 함께 자신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됐는지 알 수 있는 방사선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선진국의 방사선 관리 제도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생활주변 방사선 관리법’을 국회에 상정하고 곧 입법을 앞두고 있다고 전하며, 방사선 관리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든 자신의 건강이 어떤 위험에 노출돼 있는가에 대한 알권리는 존중돼야 한다. 비행기 탑승 시 방출되는 우주방사선의 체계적인 관리와 시스템 도입으로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글 | 장진희 기자 jjh7060@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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