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오랜 숙원 사업이자, 첨단산업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소방로봇’ 실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소방 쪽은 물론 전 국민적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 29일 대국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식경제부가 시범서비스사업으로 지원하는 소방로봇을 대구시 소방본부에 전달했다.
DGIST가 전달한 로봇은 화재 현자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소방보조로봇, 원격조정을 통해 화재를 진압하는 화재진압로봇 등 2가지다.
대구시 소방본부는 10월 초부터 소방보조로봇을 각 소방서에 1세트씩, 화재진압로봇은 중부소방서와 달서소방서에만 각각 1대씩 배치한 상태다. 이들 장비는 오는 11월 말까지 각 소방서에서 실제로 현장에 투입해 성능을 점검한 뒤 이를 반영해 보완작업을 거치면 추후 완제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 도화지에 미래 도시를 그릴 때나 나왔던 소방로봇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에 시범 운영되는 소방로봇은 호야로봇이 개발한 ▲소형소방보조로봇과 디알비파텍이 개발한 ▲차량형 화재진압로봇이다.
우선 소방보조로봇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진입하기 전에 온도와 일산화탄소,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현장영상을 모니터링한다. 로봇은 멜론만한 크기에 원통 모양의 투척형으로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이 로봇을 던져 화재 상황을 탐지한다. 또 카메라·온도 센서와 산소·이산화탄소량 측정센서를 통해 현장영상, 음성 정보를 소방관에게 전달한다. 이밖에도 화재현장에 구조해야 할 사람이 있을 시 로봇에 달린 마이크와 램프를 통해 비상출구를 안내하고 음성통화로 사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로봇은 투척형으로 화재지역에 던져 한 번 쓰면 수명을 다하는 ‘일회용’이다.
소형 차량형 화재진압 로봇의 경우, 공동구와 같이 협소한 지역이나 시설물 붕괴 등으로 소방관이 진입하기 어려운 실내에서 원격조종으로 화재를 진화할 수 있으며, 열 영상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화재지역의 내벽 온도를 측정해 본부에 정보를 보내는 기능도 지니고 있다. 이 로봇은 500℃에서 1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을 갖추고 있다.
사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한 발 빨리 소방로봇의 실용화에 앞장 서 왔다.
독일의 마그데부르크 슈텐달 대학이 스스로 산불을 탐지하고 방제능력까지 갖춘 첨단 소방로봇을 개발해 화재가 됐었다.
여러 소방 로봇 중 하나가 쥐며느리로봇이다. 이는 쥐며느리를 본 뜬 로봇으로 체절형 갑옷이 고온의 화염으로부터 OLE의 유도시스템·내열 세라믹 섬유 복합재를 사용, 최대 1,010℃를 견뎌낸다. 또한 OLE에는 바퀴가 아닌 다(多)관절 다리가 채용되는데, 화재로 뜨거워진 지면이나 재에 접촉되는 부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일본의 경우 여러 종류의 소방로봇이 개발돼 있는 상태로, 현장에서 다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로봇, 불을 진압하는 로봇 등이 유명하다.
우리보다 먼저 소방로봇 산업이 활성화 됐지만 일본 소방로봇의 경우 몸체가 큰 대형로봇만이 주를 이루고 있어, 복잡한 구조의 건물 내 화재에 용이한 우리의 소방로봇에 관심을 표하고 있을 정도로 이제는 우리의 기술이 한 단계 더 발달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호 호야 로봇 기술이사는 “작년 로봇월드 전시장에서 일본인 기자가 찾아와 저희 부스의 HRS-V001 로봇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일본에 소개하고 싶다며 취재를 해 가기도 했다”며, 일본 진출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 발짝 늦게 시작한 것에 비해 우리의 소방로봇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과 실용화에서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상열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정책과 주무관은 “소방로봇이 상용화되면 소방관과 시민의 인명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사업의 성공과 더불어 소방로봇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로, 화재에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이 선진소방산업국가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김민정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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