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는 ‘금연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버스정류장 금연, 금연 택시 등 실외 공공장소 흡연규제를 실시하고 이를 조례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실내뿐만이 아닌 실외에서의 간접흡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도로를 걸어가다 앞 사람이 뿜어낸 담배연기를 들여마셔 숨이 막히고, 기분 또한 불쾌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비흡연자에게는 원치 않는 간접흡연으로 건강상의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그동안 간접흡연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고, 최근 미국에서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수 MRI를 이용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흡연을 하지 않는 간접 흡연자에게 폐기종을 유발하는 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어린이는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원치 않는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입는 시민들의 건강할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07년부터 금연 버스정류소, 금연 아파트, 금연 공원 등 금연권장구역을 지정해 운영해 왔다. 서울의 584개 초등학교 주변 200m 이내 구역에서 간접흡연피해 예방 추진 등을 시행했으나, 이는 모두 캠페인 형식으로 진행돼왔고 명확한 규제가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 11월 서울시는 실외 공공장소의 흡연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를 제정해 시민의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흡연자의 ‘흡연자유’에 억눌려왔던 비 흡연자의 ‘담배연기로부터의 자유와 건강권’을 존중하고 간접흡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의 주요내용으로는 먼저 헌법과 현행법령 체계에 맞춰 시장 권한으로 도시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 학교환경정화구역, 버스 정류장, 거리 등에 대한 금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도시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 학교 환경정화구역, 버스정류장은 절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울, 청계, 광화문광장 및 기타 거리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흡연구역을 두도록 함으로써 혐연권(비 흡연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공유 생활공간에서의 흡연규제를 호소하는 권리)의 최대보장을 위한 흡연권 최소보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로는 간접흡연피해 방지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일반음식점, 일반택시 및 개인택시 운송사업자 등에 대해 인센티브 부여 등 지원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사업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제정 이전 서울시는 담배냄새 없는 클린택시를 100대 가량 운영해왔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일반음식점도 일부를 금연음식점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러한 규정을 더욱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외 공공장소 금연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제정되는 이번 조례안에는 보행 중 또는 자전거 승차 중에 불이 붙은 담배를 소지하는 것도 흡연행위로 포함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해 향후 서울 시내 길거리 흡연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조례안을 두고 흡연자들의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유는 도로는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며, 금연건물지정제도도 있는 상황에서 길거리 흡연을 규제하는 것은 흡연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 기호식품을 섭취함으로써 개인이 행복과 편안함을 느낀다면 법적으로 보장되는 행복추구권이 성립된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이번 조례에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이번 제정된 실외 공공장소 금연 관련 조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일본 신주쿠에서는 흡연인구가 타 도시에 비해 높아 강력한 흡연규제를 시행중이다. 2인1조 단속반원들이 하루 16시간동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를 단속하고, 외국인들이 볼 수 있도록 4개 국어로 된 금연표지판도 설치했다. 또 이를 어기고 흡연을 하다 적발될 시에는 벌금이 최고 2만 엔(약20만 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중 눈에 띄는 것은 비 흡연자뿐만 아니라 흡연자에 대한 권리도 함께 존중되는 것에 있다. 신주쿠시는 흡연자들을 위해 길거리 중간마다 따로 흡연실을 설치했다. 이로써 비 흡연자에게는 간접흡연을 막고, 흡연자들은 마련된 흡연실에서 마음껏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돼 양측의 권리를 모두 지킬 수 있게 됐다.  
금번 마련된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는 비 흡연자의 간접흡연을 막아주는 좋은 방안이다. 그러나 한쪽으로 치우친 규제는 반발을 불러오기 쉽다. 흡연자와 비 흡연자 모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 장진희 기자 jjh7060@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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