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70년대를 시작으로 단시간에 성공적인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이루어 냈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난 현재, 조금 더 아름다고 기능적인 건축물들이 도시를 조성하고 있으며, 더불어 당시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새 시대에 맞게 리모델링, 재건축 되는 등 도시 재개발을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첨단 도시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개발은 항상 ‘환경 파괴’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신 건축물의 건설과 리모델링, 재건축과 같은 개발은 우리에게 ‘건설 폐기물’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

건설폐기물 처리비용 연간 1조 2,500억 원

건설폐기물이란 건축물의 신축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통칭하는 말로, 발생 종류로는 토사, 폐벽돌 및 폐블록, 폐콘크리트, 폐아스콘, 폐목재, 폐합성수지, 철근을 포함한 폐금속편류 등이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05년에 발표한 「2005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두 자 릿 수 이상 증가해 지난 2004년에 1일 148,489톤(연간 5,419만 8,485톤)이 발생했으며, 그 처리비용만도 환경부가 고시한 건설폐기물 처리비용(톤당 23,000원)을 고려할 때 약 1조 2,500억 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발생량 변동 추세를 살펴보면 2004년을 기준으로 볼 때 1998년에 비해 3.1배 증가했으며, 전체 국내 폐기물 발생량 대비 건설폐물 발생량은 2000년 34.8%에서 2001년 42.9%로 급증했으며, 2003에는 42.9%까지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건설폐기물 발생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에 속한다.
2004년 발생량(148,489톤/일)은 일본(153,326톤/일), 영국(197,260톤/일)과 비슷하며, 미국(336,858톤/일)의 약 44%, 독일(632,868톤/일)의 23% 수준이지만 이들 국가는 미국과 같이 우리 보다 국토의 면적이나 경제적 규모가 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의 발생량이 상당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가 2000년대 들어 건설폐기물이 급증하는 이유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건설폐기물에 대한 처리·관리기준이 대폭 강화됐으며, 환경오염 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의 변화와 함께 환경과 관련한 감시 활동이 강화되면서 건설현장에서 불법 매립되는 양이 급감한 것도 건설폐기물 발생량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건설폐기물을 단순히 재개발에 의한 부산물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그 발생량의 증가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건설폐기물은 다른 폐기물에 비해 유해성이 적으며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잘만 활용하면 자원순환과 더불어 경제적 이익, 크게는 환경 보전에도 큰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괄된 입장이다.
실제로 건설폐기물 발생량 가운데 고부가가치 순환골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폐콘크리트, 폐아스팔트콘트리트의 발생량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건설폐기물 전량을 재활용할 경우 국내 총 골재소요량의 12%까지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며, 2020년에는 약 37%까지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순수한 폐콘크리트 발생량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0년 천연자갈 수요량(연간 1억9,100만 톤)의 23%까지 대체가 가능하며, 천연모래까지 합산할 경우 총 골재소요 예상량(3억6,720만 톤)의 11%까지 대체할 수 있다.
이처럼 건설폐기물 재활용은 21세기의 친환경 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될 최고의 자원이라 불리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건축폐기물 재활용률은 20%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EU, 건축폐기물 5∼70% 재활용 의무화

그러나 건설폐기물이 생활폐기물이나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 발생량이 감소하는데 반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다른 폐기물의 발생량 억제 정책에 비해 건설폐기물은 적정 처리 및 재활용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발생량 억제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와는 반대로 유럽과 미국, 가까운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건축폐기물 재활용의 긍정적인 면을 크게 평가해, 그에 관한 연구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은 1900년 경 독일에서부터 시작됐으며, 1, 2차 세계대전 후 발생한 막대한 양의 조적식 건물 벽돌조각의 처리가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이를 처리해 얻은 재활용골재에 관한 규격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의 경우 건설폐기물과 관련해 폐기물이라는 용어를 최근 ‘건설부산물’이라는 용어로 변경해 재자원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발생 억제’, ‘재이용 촉진’, ‘적정처리 추진’의 3가지 기본내용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97년부터 이어져온 시책은 지난 2002년 건설 리사이클을 촉진하기 위해 건축물 해체폐기물을 중심으로 한 의무, 규제 등과 관련한 ‘건설 리사이클법’이 제정됐으며, 그 해 9월부터 실시되고 있다.
이 법안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재자원화 실시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상건설공사의 수주자는 분별해체 등에 따라 발생한 특정건설자재 폐기물에 대해서 재 자원화 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미국 역시 순환골재 활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도로 현장에서의 콘크리트 재활용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고속도로는 현재 심각한 수준의 전면적 보수가 요구되고 있으며, 매년 약 320㎞의 콘크리트도로가 리사이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평균 두께의 콘크리트 포장 1.6㎞에서 약 5,400톤의 파쇄 콘크리트가 회수되므로 이는 매년 미국에서 260만 톤의 회수콘크리트가 재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때 많은 현장에서 재생콘크리트골재가 쇄석, 모래, 자갈과 같은 천연골재와 함께 적정한 비율로 혼합해 활용되고 있으며, 도로기층, 기초의 지지층, 지하배수관 주변의 필터층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설폐기물로 인한 문제는 유럽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유럽연합은 각 회원국을 대상으로 건설폐기물의 발생과 처리에 관한 실태를 조사하고 이들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폐기물관리 정책의 기본을 최종처리보다 재활용이나 재생·재사용이 우선이고, 재사용보다는 발생 억제나 발생량 감소가 우선하는 폐기물 관치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유럽연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유럽 연합 15개 국가에서 발생된 재활용이 가능한 광물성 건설폐기물은 1억8천만 톤으로 그 중 28%만이 재활용·재사용됐고 나머지는 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연합은 2005년까지 50∼75%의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고 2010년까지 재활용목표율을 70∼85%로 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유럽연합 의회는 가정·건설 폐기물을 최고 70%까지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을 통과시키기도 했으며, 이 지침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50%를 유해성이 없는 건설 폐기물은 70%를 재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27개 EU회원국들은 5년 내에 자국 내 폐기물 관리·감축방안을 내놔야 한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일찍이 건설폐기물 재활용에 관한 법안과 재사용 의무화 등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 우리의 그렇지 못한 상태다.

관련기술 연구 부족 등 개선점 많아

환경부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도 97.5%의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했다고 명시돼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재활용 비율은 고작해야 2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유럽 연합 중 가장 재활용률이 높다고 평가되는 네덜란드의 90% 재활용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건설폐기물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활용 자재’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하겠다는 업체는 있지만 실제로 건축을 의례하는 쪽에서는 반감을 표해 실질적 사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인식의 문제뿐 아니라 정책적인 요인에 대해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정책인 요소로는 복잡하고 다변하는 정책과 제도, 구체적인 실천정책의 미약함, 통계자료의 불확실성 등이 꼽혔으며, 기술적 요인으로는 다양한 시범사업 개발 및 시행의 미진함, 처리기술 개발관련 정부주도의 다양한 연구실적 부족, 전문 처리업체에 대한 육성 미흡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하수관거, 보행자전용도로, 주차장 등 순환골재 활용이 용이한 용도를 의무사용 대상 건설공사에 포함시켜 실질적인 재활용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해 왔다.
또 수요자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품질 순환골재를 생산하기 위해 건설폐기물이 적정처리비 고시 및 처리가격을 현실화, 건설폐기물의 성상별·종류별 분별해체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분별해체를 위해 분리배출비용을 환경관리비에 포함토록 하고, 현재 공사종류별 환경관리비요율을 조정해야 하며, 순환골재 활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 방안으로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존재하지만 실제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의 내용과 같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시는 끊임없이 개발될 것이다. 개발의 끝은 없을 것이며, 개발의 기본 중 하나인 건설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재활용에 관한 연구는 꼭 필요한 분야다.
개발과 환경은 극과 극에 선 단어이기는 하지만 최소한의 환경파괴로 효과적인 개발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현재 지구인의 최대 과제인 것만은 확실하다.
체계적인 정책과, 재활용에 대한 선진적 인식 변화로 ‘친환경 개발’, ‘녹색도시 조성’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전문가인터뷰


건설폐기물 재활용 연구단 단장  이 도 헌


Q. 현재 우리나라의 건축폐기물의 발생 비율은 어느 정도 입니까?

건축폐기물이라고 하면 토목폐기물과 분리되는 인상을 주는데, 이와 같이 분류해서 폐기물 발생량을 조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폐기물 통계는 크게 가정생활폐기물,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 건설폐기물로 구분해 조사되고 있는데, 2008년도에는 총 1억3천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에서 건설폐기물은 약 6,440만 톤이 발생돼, 총 폐기물량의 절반(49.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약 1,300만 가구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약 1,900만 톤)보다 세배도 넘는 양인데, 건설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증가되어 10년 전보다 3.7배나 증가됐습니다.

Q. 건축폐기물의 발생량은 늘어나는데 반해, 재활용 비율은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축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환경부 통계자료를 보면 건설폐기물은 2008년도에 97.5%가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폐기물 발생지에서 버려지지 않고 소위 중간처리업체에 반입되는 양은 모두 재활용되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실제로 폐콘크리트를 중간처리업체에서 파쇄 가공해 고부가가치의 용도로 팔아서 재활용(이를 실질재활용이라고 함)되는 비율은 고작해야 20여%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와 같이 실질재활용 비율이 낮은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의 이유를 들면, 우선 재활용 제품은 품질이 나쁘다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깔려있어 재활용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고품질의 재활용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과 재활용 제품을 잘 적용하기 위한 기술이 다소 부족하다는 측면도 실질재활용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Q. 건설폐기물 재활용의 필요성과 그로 인한 기대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최근 지구환경 보존과 천연자원 보존에 관한 문제는 세계적인 이슈입니다. 그런데, 건설폐기물을 불법폐기하거나 매립 또는 소각해버리는 것은 환경문제를 야기시키고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이므로 많은 자원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 2008년도 콘크리트 종류의 폐기물 발생량은 약 5천만 톤이 넘는데, 이 중에서 절반만 건설용 골재로 재활용한다고 하더라도 2천5백만 톤 이상이 됩니다. 그만큼의 골재를 생산하기 위하여 산을 파괴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자연환경도 보존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건설폐기물은 그냥 버리게 되면 쓰레기가 되지만, 대부분은 잘 재활용하면 우리의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현 정부에서 추구하고 있는 저탄소녹색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Q. 우리보다 먼저 ‘건축 폐기물 재활용’에 관심을 보인 영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에서는 건축폐기물의 재활용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우리가 벤치마킹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선진외국에서는 일찍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을 위한 정책 및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네델란드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각종 환경규제를 통해 재활용을 유도하고, 기술개발과 동시에 재활용을 위한 기준 마련 등도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도 2001년도에 건설 리사이클법을 제정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률을 혁신적으로 향상시켜 왔으며, 각종 기술개발을 유도해 현재는 건설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세계최고의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나 국토부 등에서 재활용 촉진을 국가적 정책목표로 설정해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 및 ‘건설폐기물 재활용 의무화’ 등 다각적인 정책을 시행한 결과,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많은 효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폐기물 재활용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선진외국과 같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용 정책도 추진돼야 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재활용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한 기술개발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최종적인 경쟁력은 기술개발에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현재 우리나라의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관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견해가 상당 수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2003년 12월에 제정된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결정적인 기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돼야 할 부분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재활용이 다소 저조하다고 여겨지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시공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며, 건설구조물 설계 시에 폐기물 발생 감량화 방안 및 해체 시의 분별해체를 통해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건설폐기물 재활용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으나,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글|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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