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주최하는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지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에 걸쳐 전국 각 지자체에서 실시됐다.
이번 훈련은 본래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실시·예정이었지만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국가애도기간’과 겹쳐 국가애도 분위기를 함께 하고자 변경됐다.
이번 훈련은 전국 398개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관련 민간단체 등이 참여했으며,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반조성과 재난대응 인력과 장비, 시스템의 작동상태를 점검하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민방공 경보와 재난위험 경보 구별능력 필요

훈련은 크게 ▲지진대피훈련 ▲풍수해 대응훈련 ▲지하철화재 대응훈련 ▲테러, 화생방, 화재 복합재난 대응훈련으로 분류돼 실시됐다.
첫날인 5월 12일에는 올해 한반도에 루사(02), 매미(03), 에위니아(06)와 같은 규모의 대형 태풍이 2개 이상 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태풍 ‘메기’의 한반도 내습을 가정해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전국 4개소에서 진행된 이번 훈련은 풍수해로 인해 전기, 가스, 수도 등 라이프라인이 절단됐다는 가정 하에 복구훈련과 더불어, 공단침수 대응 훈련, 풍수해 대응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둘째 날인 5월 13일에는 ‘지진대피훈련’을 통해, 전국 19,900여 유치원과 초·중·고교생 800만 명이 민방위 재난위험 경보 발령에 따라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재난위험 경보’는 기존 국민들이 알고 있는 민방공 공습경보와는 다른 것으로 소방방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경보음 구별을 미리 숙지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으며, 민방공 공습경보 시에는 지하로 신속히 대피하는데 반해 재난위험경보 시에는 집밖으로 나와 넓은 운동장이나 공터로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날인 5월 14일에는 ‘대형 인명피해 재난 대응훈련’과 함께 출입국·교정·보호시설에 대한 특수재난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특히 이날 오후 2시부터 실시된 삼성역 COEX 훈련은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27개 기관·단체, 750여명의 인원과 77대의 장비가 동원돼 ▲테러발생에 따른 신고 및 테러진압 ▲독가스 살포에 따른 대피 및 오염제독 ▲건물화재에 따른 인명구조 및 화재진화 ▲재난 수습·응급·복구활동 전 과정을 실제처럼 재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실질적 훈련과 △국민평가단 제도 도입이라는 이전과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훈련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보여 주기식’ 훈련에서 탈피했다는 긍정적 평가 받아

우선 기존의 훈련들이 훈련 장소 근처에 장비와 소방차 등을 준비한 후 매뉴얼대로 진행되는 등 보여주기식, 근거리 대기 훈련, 의전행사 위주였던 것에 반해, 이번 훈련은 신고자가 소방서에 사고 발생을 알리는 순간을 기준으로 ▲실제 근무지에서 출동 ▲소화전에서 화재 등의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모두 훈련에 포함해 ‘실질적 훈련’으로 진행됐다.
이 외에도 처음으로 중앙, 시도, 시·군·구별로 일반국민과 전문가,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민평가단」을 통해 훈련 현장의 준비 상황, 진행상황, 마무리 단계 등 훈련과정을 국민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국민 평가단은 3개 평가단 263개 반 967명으로 구성됐으며, 세 개의 평가단 중 중앙 국민 평가단의 경우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단체를 평가했고, 시·도 국민평가단의 경우 각 시·도를 평가했으며, 마지막으로 시·군·구 국민평가단은 시도주관 평가단으로 구성돼 시·군·구를 교차 평가했다.
이번 평가단 운영은 이미 올해 초 인원을 모집 한 후 2∼4월 사이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국민평가단은 훈련준비, 훈련홍보, 상황대응, 훈련평가 및 결과 조치 등과 같은 서면 평가와 훈련준비사항, 임무숙지와 근무상태, 직원훈련참여도, 상황전파, 상황판단회의 운영,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상황전파시스템 운용, 재난피해자 구호 대책 마련, 현장지휘소 운영, 응급의료서 설치, 이재민 구호대책, 현장통제 및 안전조치, 훈련 강평 등 현지 평가했다. 이밖에도 NDMS(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 평가지표를 통해 훈련 상황 처리의 NDMS활용능력, 상황전파 및 보고의 신속성, 훈련 참여의 상황대처 및 처리능력, 토론(워크숍)을 기반으로 한 훈련인지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소방방재청은 이번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통해 ▲평가지표 간소화를 통한 평가의 효율성 제고 및 실질적인 훈련 유도 ▲세미나·워크숍 등의 토의기반 훈련을 통한 참여 의식함양 ▲전문가·시민단체 등 ‘국민평가단’ 구성으로 객관적 평가 ▲실제상황을 적용한 실질적 현장대응 능력 평가 ▲민간단체 참여 활성화 및 유관기관·단체 간 공조체계 강화 ▲신속한 초동대응 실현 등 재난대응시간 10% 단축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검증 및 미비점 개선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평가단과 자체 평가를 통해 도출된 문제점 및 개선이 필요한 상항은 관계법령 및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반영하고, 우수사례 및 시책은 전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훈련(訓練)’은 일정한 기능이나 행동 등을 획득하기 위해 되풀이하는 실천적 교육활동을 뜻한다. 그러나 이 의미와는 무색하게도 우리는 일례 행사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평가자들은 이번훈련이 소방방재청의 Catchphrase인 ‘작동하는 방재, 한 발 앞선 대응’에 잘 부합 됐으며, 무엇보다 ‘실질적 상황 부여’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훈련이 한층 강화된 훈련이 대한민국의 재난 대응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침을 가하길 바란다.

글|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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